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단독] 깨지고 뜯기고 "폐가 수준 관리" 청와대, 천연기념물까지 하청
16,446 157
2024.10.08 13:41
16,446 157


기와·벽지·도보 등 파손, 관람객들도 의문 표시... 강유정 "졸속 이전 탓, 재단 업무 재설계해야"

▲  지난 1일 찾은 청와대의 모습.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 파손된 상춘재 지붕 기와 ▲ 파손된 관저 건물 뒤 벽면 ▲ 액자 아래 부분이 떠 있는 이승만 전 대통령 초상화 ▲ 도보석이 훼손돼 관광객들이 자주 걸려 넘어지는 소정원 입구.
ⓒ 김화빈

"TV에선 화려해 보였는데 실제로 와 보니 낡았네요. 관리가 안 되고 있나요?"
"(영부인 집무실) 벽지와 가구가 왜 이렇게 허름하죠?"

지난 1일 오후 2시께 윤석열 정부가 개방한 청와대를 찾은 관람객들이 <오마이뉴스>와 만나 남긴 평가다. 정부가 청와대 시설 유지·관리를 위해 올해 약 15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으나 곳곳에 하자가 방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청와대 관리를 국가유산청이 아닌 문화체육관광부가 맡으면서 "청와대를 국민에게 폐가로 돌려줬다"고 혹평했다. "정부가 청와대 관리에 다단계 하청을 줘 관리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빈 초청 상춘재 기와도 손상... "고택 망가지는 첫 단계"

▲  지난 1일 방문한 청와대 내 본관 영부인 집무실(무궁화실)의 벽지에 문제가 생긴 모습.
ⓒ 김화빈

이날 오전 9시 청와대에선 지반 침하로 내려앉은 연석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대통령 집무·외빈 접견에 사용되던 본관 1층 영부인 집무실 벽지는 공기와 습기가 들어가 울퉁불퉁 했다. 벽지 가장자리는 스테이플러 심으로 박아 고정돼 있었다. 본관 세종실에 걸린 역대 대통령 초상화는 액자 하단이 들린 채 불안정하게 전시 중이었다.

본관에서 소정원으로 향하는 도로는 갈라지고 깨진 데다 높낮이가 다른 단차현상이 확인됐다. 청와대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이 지점에서 관광객들이 자주 넘어진다"고 전했다. 대통령 관저 건물 뒷쪽 벽면은 뜯겨나가 움푹 파여 있었다. 개방 후에도 국빈행사 등으로 활용되는 상춘재는 기왓장 안쪽 황토가 빗물에 쓸려 일부분이 내려앉았고, 청와대 관람을 위해 들어서는 입구 기와 또한 파손돼 있었다.

넓은 관람 부지에 비해 개방된 화장실은 3곳(여민1관·춘추문·관저 앞)에 불과해 성수기 때면 대기줄이 길게 늘어서는 실정이다. 일부 관람객이 등산로 등 인적이 드문 곳에서 볼 일을 보기도 해 직원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은 "경복궁만 해도 직영관리사무소를 둬 300여 명의 직원들이 철저히 관리하는데 청와대는 폐가 직전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특히 우리 전통 고택에서 (관리 부실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이 기와다. 기와를 놓을 때 백토·황토·석회석을 섞는데 황토가 내려오는 것이 손상의 첫 단계"라며 "경복궁 직영사무소 수리 담당자들이 하자가 생길 때 즉각 수리·보수하는 것과 (현재 청와대의 모습은) 대조적"이라고 설명했다.

'영선' 담당자 사실상 없어

이 같은 부실 관리의 원인으로 ▲ 유지·관리·관광 등에 필요한 업무를 모두 외주화한 점 ▲ 시설물을 건축·수선하는 영선 업무 담당자를 사실상 채용하지 않은 점 등이 꼽히고 있다.


<오마이뉴스>가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청와대 시설관리·조경·미화·방호·관람안내·홍보 등이 모두 '문화체육관광부→청와대재단→용역업체'라는 다단계 하청 구조로 이뤄져 있었다. 심지어 청와대 내 천연기념물까지 용역업체가 관리하고 있었다. 현재 청와대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나무 6그루가 자라고 있다.

특히 '2024년 청와대 권역 시설관리 위탁운영(약 15억 원)'의 과업내용서·산출내역서를 보면, 영선(건축물을 새로 짓거나 수리) 담당자가 따로 채용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해당 자료에는 위탁 업무로서 "시설물 감시·운전·점검·유지관리 및 경미한 보수"와 "옥내·외 건축물에 대한 경미한 신설·변경·수리"가 적혀 있었지만, 노무비엔 관리소장, 기계·전기과장 및 기사 항목만 책정돼 있었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청와대재단은 용역업체에서 발생한 임금체불(각종 수당 과소지급)도 파악하지 못했다(관련기사 : [단독] '윤 정부 개방' 청와대재단 업체 임금체불, 노동청 근로감독https://omn.kr/29wwv ). 과업내용서엔 "발주처(청와대재단)가 용역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와 관련된 확약 내용 이행과 노동법령 준수 여부를 확인·지도할 수 있다"고 나와 있으나 실제 감독은 이뤄지지 않았다.


김화빈(hwaa@ohmynews.com)


https://naver.me/xZV8WE19


목록 스크랩 (0)
댓글 157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케이트🖤] 섀도우 유목민 집중!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을 ‘더 아이컬러 싱글섀도우’ 체험 이벤트 358 00:05 11,406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2,961,176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6,661,110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4,611,801
공지 ◤성별 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차📢단📢] 16.05.21 25,976,977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51 21.08.23 4,844,383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30 20.09.29 3,875,651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41 20.05.17 4,437,666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77 20.04.30 4,909,134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18번 특정 모 커뮤니티 출처 자극적인 주작(어그로)글 무통보 삭제] 1236 18.08.31 9,597,379
모든 공지 확인하기()
311398 기사/뉴스 11주차에 빌보드 핫백 26위로 역주행한 방탄소년단 지민 WHO 6 19:31 304
311397 기사/뉴스 "편해진 것 같아"..지연은 후련하게 울었고 황재균 방망이는 가벼워졌다 [Oh!쎈 이슈] 5 19:19 1,753
311396 기사/뉴스 [단독] 문다혜, 상습불법운전 의혹… 예전 차량 쏘렌토부터 과태료 체납 22 19:19 1,544
311395 기사/뉴스 신세계의 아픈 손가락 '이마트24' 20 18:58 2,123
311394 기사/뉴스 [속보]노벨 물리학상에 존 홉필드·제프리 힌튼 2인 1 18:55 747
311393 기사/뉴스 '동성애 반대' 인사가 딥페이크 특강? "과거 발언 부적격" 2 18:52 584
311392 기사/뉴스 "'이선균 협박 혐의' 유흥업소 실장, 자신이 돈 챙기려던 것 아냐" 2 18:51 554
311391 기사/뉴스 "美, 가자전쟁 1년 간 이스라엘에 179억 달러 지원" 1 18:48 242
311390 기사/뉴스 광주MBC, 5·18 보도 관련 44년 만의 공식사과 35 18:43 2,590
311389 기사/뉴스 베이비몬스터, 데뷔 첫 정규 앨범 예약 판매 오늘(8일) 시작 18:39 320
311388 기사/뉴스 검찰, 마약 혐의 'BJ세야' 구속기소…김강패와 함께 재판행 9 18:37 2,053
311387 기사/뉴스 ‘로드 투 킹덤’, 日 홀렸다! 아베마 3주 연속 K팝 부문 1위 4 18:26 535
311386 기사/뉴스 대구 아파트서 40대 여성 4살딸 안고 추락 숨진 채 발견 7 18:17 1,604
311385 기사/뉴스 대상다이브스 복음자리, '무가당 초코&헤이즐넛 스프레드' 출시 9 18:13 1,469
311384 기사/뉴스 [단독] 눈앞에서 살해된, 반짝이던 스물두 살 딸... 엄마의 삶은 다시 지옥이 됐다 37 18:11 5,002
311383 기사/뉴스 GS25, 이연복 셰프와 손잡고 퓨전 중식 간편식 3종 출시 11 18:09 2,418
311382 기사/뉴스 41세에 충격 방출 통보, 하지만 은퇴는 없다 "구속 145km, 경쟁력 있습니다"[인터뷰]⚾SSG 고효준 3 18:06 1,097
311381 기사/뉴스 현대차, 인도법인 IPO 본격화…현지 지분 17.5% 공개매각 의결 18:05 326
311380 기사/뉴스  "돈 안 되는건 접어"… 정용진 회장, 신세계 구조조정 본격화 279 18:04 14,043
311379 기사/뉴스 버즈 민경훈 측 "11월 17일 결혼" [공식] 26 17:57 3,1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