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전문가들의 설명을 들어보면, 불꽃놀이는 발사포에 화약을 채워놓고 불을 붙여 폭발력으로 화약을 공중으로 쏘아 올리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강렬한 불빛과 굉음이 발생하고, 이산화탄소, 산화질소 등 화학물질과 스트론튬, 구리 등 중금속도 함께 배출된다. 플라스틱 탄피가 낱낱이 분해돼 미세 플라스틱이 되어 강이나 땅에 스며들기도 한다.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린 ‘서울세계불꽃축제’에선 10만발 이상의 불꽃이 쓰인 걸로 알려졌다.
야간에 길 잃은 새들, 다시 못 날고 죽기도
이런 대규모 불꽃 축제 이후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생태계 교란’이다. 김봉균 충남야생동물관리센터 재활관리사는 이날 한겨레에 “새들은 체온 유지·기압 등의 이유로 야간에 장거리 이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불꽃축제가 열리는 야간에 갑자기 강한 빛이 발산되고 소음으로 진동이 발생하면 교란으로 새들이 이동 경로를 벗어날 수가 있다”고 말했다. 김 재활관리사는 “갑작스러운 교란으로 다른 장소에 불시착한 새들은 에너지가 고갈돼 다시 못 날고 폐사하는 경우도 있어, 단순히 새들의 이동 경로 훼손뿐만 아니라 개체 건강이나 생존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초미세먼지 평균 10배로 급증
화학물질과 중금속 배출로 인한 초미세먼지 농도의 급증 또한 불꽃 축제가 피해갈 수 없는 부작용이다. 지난달 신복자 서울시의회 의원이 보건환경연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9월6일 불꽃축제가 시작된 뒤 서울 영등포구의 초미세먼지 수치는 점점 높아지다가 밤 10시께 서울 평균 수치(31㎍/㎥)의 10배가량인 302㎍/㎥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축제 장소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약 3㎞ 떨어진 서울 영등포구 도시대기측정소에서 관측된 결과다.
해외에선 불꽃놀이를 대체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지난해 호주 커틴대학교 연구진이 호주연방과학원(CSIRO)이 발행하는 학술지 ‘태평양 보존생물학(Pacific Conservation Biology)’에 게재한 연구를 보면, 연구진은 스페인 발렌시아 등에서 열린 불꽃축제가 환경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뒤 중금속 등 오염물질 배출이 적고 소음을 덜 일으키는 ‘드론 조명 쇼’ 등을 불꽃축제의 대안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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