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셰프 코리아> 면접을 앞둔 때였습니다. 요리를 다 해가지고 가야 하는데, 마침 반찬가게는 폐업해서 전기도 끊어진 상태였습니다.
가게에 있던 장비도 활용하지 못하고 전통(?)적인 방식으로 요리를 해야 했습니다. 그때 제 최종목표는 ‘가지젤리를 곁들인 오리가슴살구이’였습니다.
오리고기를 수비드(밀폐한 후 저온으로 오래 조리하는 방법)로 하고 싶었는데, 기계가 없으니 지퍼백을 사서 펌프로 공기를 빼고 물을 끓여 온도계를 꽂고 적정온도를 맞춘 뒤 두 시간을 계속 지켜봐야 했습니다. 감자도 그렇게 했지요.
결국 그렇게 완성해서 면접 때 가져갔는데 강레오 셰프님이 오리고기를 보더니 “색이 잘나왔네요” 한말씀 해주셨습니다.
귀찮게 생각했다면 오리고기를 그냥 구워버렸겠지요.
그러면 그렇게 색이 안 나왔겠고, 저는 탈락했겠지요.
귀찮음에 무릎 꿇지 않으려면 요리를 하기 전에 계획을 세우는 편이 좋습니다.
갑자기 생각나서 후다닥 해먹는 것도 좋지만, 제대로 요리를 하고 싶고 제대로 음식을 먹이고 싶으면 계획을 먼저 세워보는 겁니다.
재료를 차근차근 준비하고 준비를 조금씩 해두고 순서를 정해놓고 해나가면 완성단계는 어렵지 않습니다.
면접 -> 100인요리 -> 앞치마받기 -> 마셰코 시작 이렇게 진행되는 거였나봐
반찬가게는 6개월만에 망한거였음 사유 가스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