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앞둔 선수에게 2억 요구하고 후원사 광고 대가 금품 수수 혐의
법원 "도덕적 지탄과 무관하게 범죄 성립 안 돼"
(서울=뉴스1) 노선웅 기자 = 후원업체에서 뒷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KIA 타이거즈의 장정석 전 단장(50)과 김종국 전 감독(56)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허경무)는 4일 배임수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장 전 단장과 김 전 감독, 이들에게 광고 계약과 관련해 부정한 청탁을 한 커피 업체 대표 김 모 씨 등 모든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뭐 하나 잘한 게 없다. 연봉협상을 담당하는 단장으로서 KIA 타이거즈를 위해 일한다는 임무에 반해 뒷돈을 챙기려고 했던 점이 있고, 커피 광고 계약과 관련해서는 돈을 받아야 되는 것인가라는 의문점이 있다"면서도 "도덕적으로 지탄을 받아야 할 상황이란 점은 다 인정하고 있지만, 형사적 문제가 됐을 때 그 죄가 성립된다는 것과 직결되진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 점을 봤을 때 장 전 단장과 해당 선수와의 사이에서 배임수재 미수는 해당 선수가 부정한 청탁을 했다고 볼 만한 그런 사정이 없다"며 "이런 점을 고려했을 때 도덕적 지탄과 무관하게 범죄는 성립되지 않는다고 본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여러 사정 종합했을 때 광고 계약 같은 경우, 금원 수수가 부정한 청탁이 매개되지 않아 부정한 청탁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판단된다"며 "결국 범죄 성립 구속 요건 중 하나가 떨어져 나가 나머지를 살펴볼 필요가 없이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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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21/0007824508?sid=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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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검찰은 김씨가 브랜드 가치 제고 차원에서 부정한 청탁을 했다고 보고 있지만 거꾸로 광고를 제안한 것은 김종국이, 광고를 수락한 것은 김씨 측”이라며 “김씨 측이 전달한 금액 역시 부정청탁을 위한 금원이 아니라 선수 격려금이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한편 장 전 단장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앞두고 있었던 박동원(현 LG 트윈스) 선수와의 협상 과정에서 뒷돈을 요구했다는 혐의(배임수재 미수)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도덕적으로 지탄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은 재판부 뿐만 아니라 대부분 사람들 인정하고 있지만 형사적으로 죄가 성립이 된다라는 것과 직결되지는 않는다”며 “부정청탁을 받은 이후에 금전 수수를 했느냐를 따져봤을 때 범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