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경기침체 늪
일자리 적고 집값은 높아
전출 많은 현상 지속될 듯
제주에서 13개월째 인구 순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4년 만에 처음으로 인구 순유출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지난해보다 순유출 속도가 더 빠르다.
제주는 2010년부터 제주살이 열풍이 불면서 전국에서 인구 유입이 유출보다 많은 몇 안 되는 지역이었다.
가수 이효리씨를 비롯한 연예인들의 잇단 제주살이도 제주에 대한 흥미를 끄는 요인이 됐다.
이 같은 훈풍에 힘입어 제주로의 인구 순유입 규모는 2015~2017년 3년간 매년 1만4000명대에 이르며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이후 코로나19와 경기침체 등을 겪으며 제주살이 ‘붐’도 서서히 가라앉았고, 지난해에는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전입 인구보다 전출 인구가 1687명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인구 순유출 속도는 지난해보다 훨씬 빠르다. 4월까지 순유출 인구(1857명)가 지난 한 해 순유출 인구를 이미 넘어섰다. 20대를 주축으로 제주를 빠져나가는 점 역시 청년 정책에 공을 들이는 제주도 입장에서는 뼈아픈 대목이다.
지난해 제주사회조사보고서를 보면 제주 거주 10년 미만인 도민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이주 후 행복감(69.8%)과 자연환경(87.1%)에 대한 만족도는 매우 높게 나타났다.
반면 일자리 및 직업(20.6%), 경제활동과 소득·생활물가(18%)에 대한 만족도는 매우 낮았다. 이들 항목에 대한 불만족은 각각 36.7%, 48.2%로 집계됐다.
2009년 제주 이주 이후 제주살이에 대한 책 <제주, 살아보니 어때>를 쓴 홍창욱 공심채 농업회사법인 대표는 “제주에서 살고 싶다는 열망으로 이주했으나 일자리 때문에, 또는 막상 살아보니 쉽지 않더라는 이유로 돌아가는 사례를 주변에서 많이 봤다”고 말했다.
그는 “그간 제주 이주의 주축을 이뤘던 30~40대는 최근 경기 불황 탓에 이주를 결심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면서 “은퇴자 입장에서는 제주 부동산 가격이 너무 올라 집값 등이 저렴하고 환경 좋은 다른 지역을 제주의 대체지로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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