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부부가 산 속 들개한테 잡아먹힐 위험에 처하자 자신의 어린 딸을 대신 먹이로 던져주고 도망침
너무 매정한 부모의 행동에 들개조차 먹이로 던져진 인간의 아이를 동정해서 차마 잡아먹지 못했고
그렇게 들개 손에 키워진 소녀 '산'
산은 스스로를 인간이 아닌 들개라 생각함
그리고 자꾸만 들개들의 서식지를 침범하려하는 인간들에게 목숨바쳐 대항함
산을 키운 들개신 '모로'
「人間にもなれず山犬にもなりきれぬ哀れで醜い可愛い我が娘だ」
"인간도 되지 못하고 들개도 되지 못한, 불쌍하고 추한 나의 귀여운 딸이다"
대사에도 나타나듯이 모로는 산을 진심으로 아끼고 자신의 딸처럼 여기지만
어쩔 수 없는 인간의 아이라는 생각을 떨칠 순 없었음
그래서 불쌍하고 '추한' 나의 귀여운 딸이라고 표현
모로의 이런 맘을 산이 몰랐을 리가 없음
숲 속에서 함께 사는 다른 짐승신들에게도 인간의 소생이란 이유로 배척당하는게 일상이었는데
뭘해도 출신은 바꿀 수 없으니 대신 산은 자길 길러준 들개가족을 위해 들개를 위협하는 인간과 싸우기로 결심함
가족을 위해서라면 자기 목숨 하나쯤 전혀 대수롭지 않아함
여느날과 마찬가지로
산은 가족을 위협하는 인간들의 마을로 쳐 들어가 그 무리의 두목 '에보시'와 목숨을 건 결투를 벌이는데 누가 봐도 산이 불리한 상황
이를 지켜보던 '아시타카'는 둘의 싸움을 막고 산의 목숨을 구함
「 왜 날 방해한거지? 죽기 싫으면 대답해! 」
“ 그댈 죽게 내버려둘 수 없었소. ”
「 죽는건 하나도 두렵지 않아! 인간을 쫓아낼 수만 있다면 이깟 목숨 따위! 」
“ 살아라. 그대는 아름답다. ”
여지껏 숲 속 짐승신들한테 인간의 아이라 배제당하고 역겨운 눈빛을 받고 살아왔는데다가
다소 자기 목숨을 가볍게 여겼던 산이 태어나처음으로 들은 존재긍정의 말
넌 얼굴이 예쁘니까 살아야 해<-이런 외모지상주의 좔좔 흐르는 플러팅이 아님
너라는 존재는 무척 고귀하니까 목숨을 그렇게 가벼이 내던지려하지 말고 살아달라는 뜻임
산이 인간도 들개도 되지 못한 어중간하고 외로운 존재이듯이
아시타카도 저주 때문에 부족에게 배제당하고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채 떠돌아다니는 어중간하고 외로운 존재임
닮았기에 더 신경쓰였고 끌렸던게 아닐까 함
참고로 저 대사 듣고 난 뒤부터 아시타카를 대하는 산의 태도가 눈에 띄게 온화해짐ㅋㅋ
당연함
나 같아도 그 날 당장 내 인생의 반려자로 삼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