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50 등 MLB 맹활약으로
일본·미국 등 시장 뒤흔들어
日 교수 “1개 팀 맞먹는 수준”
다저스, 광고판 수익 13배 증가
MLB 관중·시청률도 크게 늘어
개인 후원 규모만 약 923억원
LA서 관광상품도 대부분 완판
50호 홈런공 경매가 2배 뛰어
“요즘 일본에서는 오타니로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한다. 쇼핑몰만 가도 오타니가 모델인 상품이 가득하고, 야구를 안보는 사람조차 오타니의 부인과 반려견 이야기를 한다.”
일본 도쿄에서 스포츠마케팅을 공부하는 유학생 임재희 씨는 최근 일본 내 ‘오타니 신드롬’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야구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0·LA다저스)가 치고 달릴 때마다 들썩인 건 일본뿐 아니라 미국도 마찬가지였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최초 한 시즌 50홈런-50도루를 기록해 전대미문의 활약을 펼친 오타니의 활약에 MLB 내 야구장 관중이 늘고, 오타니 유니폼과 관광·숙박 등 관련 상품, 광고 시장까지 뒤흔들었다. 오타니의 영향으로 경제적 파급 효과를 일으킨 이른바 ‘오타니노믹스(Ohtaninomics)’가 야구계를 강타했다.
‘일본 스포츠경제학의 대가’로 불리는 미야모토 가츠히로 간사이대학 명예교수는 지난 5월 오타니에서 파생된 경제 효과가 약 865억1999만엔(7950억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오타니가 다저스로 이적했을 당시 553억5200만엔(5080억원)의 경제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했던 미야모토 교수는 “야구팬들이 오타니의 상품을 기쁜 마음으로 구매하면서 소비가 확대돼 경제적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라면서 “지난해 18년 만의 일본프로야구 우승으로 일본 전역을 흥분시킨 한신 타이거즈 우승의 경제적 효과 규모(872억2114만엔)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같은 전망치보다 ‘오타니노믹스’의 경제 효과 수준은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 전망이 나온 뒤, 오타니가 야구계의 상식을 깬 단일 시즌 50홈런-50도루 기록을 세워 가치가 한층 올라갔다. 또 이달에는 오타니가 2018년 MLB에 진출한 뒤 처음 포스트시즌에도 출전한다. 오타니에 관한 직·간접적인 경제 효과는 약 1200억엔(1조1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당장 이익을 톡톡히 본 곳은 오타니의 소속팀 LA다저스다. MLB 사무국이 2일(한국시간) 발표한 2024시즌 정규리그 관중, TV 시청률 등 올 시즌 각종 마케팅 지표에서 LA다저스는 한해동안 394만1251명의 관중이 홈구장인 다저스타디움을 찾았다. 이는 지난 2019시즌(397만4309명) 이후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특히 다저스는 ANA, 토요타이어 등 일본 기업 10여곳과 후원 계약을 맺은 여파로 광고 수익도 늘었다. 미국 USA투데이는 지난달 9일 “오타니 덕분에 올해 다저스의 외야 광고판 수익은 지난해 50만달러에서 올해 650만달러(85억7000만원)로 크게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다저스는 오타니 영입을 위해 10년 총액 7억달러(9230억원)를 투자했는데 광고판 수익만으로 어느 정도 본전을 뽑는 셈이다.
오타니 효과로 MLB 전체도 큰 활력을 얻었다. 올해 MLB 시즌 총 관중수는 7134만8366명으로 2017년 이후 가장 많은 관중 기록을 세웠다. 특히 TV 시청률에서는 18~34세 시청률이 각 방송사마다 12~36% 증가했다. 해외 시청률도 아시아 32%, 북중미 16% 등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젊은 팬이 줄어들어 ‘늙은 스포츠’라는 오명을 쓰던 MLB는 ‘오타니 효과’로 재도약 발판을 마련했다.
올해 후원사 19곳과 계약중인 오타니는 ‘걸어다니는 광고판’으로 불린다. 스포츠 브랜드 뉴발란스, 자동차 기업 포르쉐, 시계 제조사 세이코 등 선수 개인이 받는 후원 규모만 7000만달러(약 923억원)에 이른다. 그의 인스타그램 팔로워수는 820만8000명, 전세계 야구 선수 중 단연 으뜸이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오타니는 새로운 광고 탤런트”라고 빗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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