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런 가운데 국제축구연맹 FIFA가 최근 축구협회에 공문 하나를 보낸 게 저희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이번 사안을 FIFA도 주시하고 있고 축구협회가 지나치게 외부의 간섭을 받을 경우 제재가 내려질 수도 있단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권종오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홍명보 대표팀 감독은 지난달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 불려 나가 호된 질타를 받았습니다.
이로부터 닷새 뒤인 29일 FIFA는 아시아축구연맹, AFC와 함께 대한축구협회에 공문을 발송했습니다.
이 공문에서 FIFA는 "축구협회에 대한 문체부의 감사가 진행 중이고, 국회 문체위 질의도 있었던 사실을 주목하고 있다"며, "대한축구협회는 자율적으로 사무를 관리하고 외부의 부당한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통보했습니다.
FIFA는 또, 각국 축구협회는 제3자의 간섭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FIFA 정관 제14조와 "어떠한 정치적 간섭으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한다"는 15조를 들어, "이 규정을 위반할 경우 비록 협회의 잘못이 아니더라도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하기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FIFA는 지난 2015년 쿠웨이트 정부가 체육단체 행정에 개입할 수 있도록 법률을 개정하자 쿠웨이트 대표팀에 자격 정지 처분을 내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예선 잔여 경기를 몰수패 처리한 사례가 있습니다.
FIFA의 공문 내용이 문체부에도 전달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문체부가 오늘(2일) 감사 결과 발표에서 감독 선임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도 홍명보 감독의 거취 판단을 축구협회에 넘긴 배경으로도 풀이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최현준/문화체육관광부 감사관 : 저희들은 축구협회의 독립성을 존중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회적 파장이 큰 사안에 대해서 이를 들여다보고 국민들에게 이에 대한 상황을 소상하게 보고 드리는 것은 문체부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FIFA가 일종의 경고 메시지를 보낸 가운데, 문체부는 이런 상황까지 반영해 이달 말 있을 감사 최종 발표 때 축구협회에 대한 처분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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