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저녁 시간 즈음 배달 오토바이 한 대가 소방서 주차장으로 들어섰다.
2,715 13
2024.10.02 19:21
2,715 13

저녁 시간 즈음 배달 오토바이 한 대가 소방서 주차장으로 들어섰다. 배달 기사는 통닭이 담긴 비닐봉지 몇 개를 사무실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말도 없이 자리를 뜨려 했다. “닭 시킨 사람 있어?” 누군가 말했고, 몇 초간 눈빛을 교환한 대원들은 곧 배달을 시킨 사람이 아무도 없단 걸 알아챘다. 사무실을 나가 돌아가려는 배달 기사를 불러 세웠다. 


 “저기요!” 


 “맛있게 드세요오오오오.” 하며 멀어지는 오토바이. 뭐지. 웬 통닭이지. 잠시 고민하던 찰나 아까 다녀온 고속도로 출동 건이 떠올랐다. 아버지를 요양원에서 집으로 모셔가는 중인데 갑자기 숨이 가쁘다는 신고였다. 신고자의 차는 고속도로 휴게소에 정차되어 있었다. 검정색 마이바흐였다. 환자는 뒷자석에 모로 누워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환자를 구급차에 태워 산소를 공급하며 이동하는 중에 보호자가 물었다. 


 “통닭 좋아하세요?”


 “네?” 


 “통닭 좋아하시냐고요.” 


 “좋아하지요.” 


 “알겠어요.” 


 그것 말곤 눈앞의 통닭 잔치를 설명할 길이 없었다. 구급대 전용 휴대전화의 통화기록을 살폈다. 통닭 좋아하시냐고 물었던 신고자의 번호를 찾아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저, 아까 출동 나갔던 구급대원입니다.” 


 “잘 도착했나요?” 


 “네? 네.” 


 “고마워요.” 


 그리고 뚝. 고맙다는 얘기도 못해서 다시 전화를 걸까 하다가 관뒀다. 그런 소릴 듣기 싫어서 부러 전화를 서둘러 끊은 것 같았기 때문이다. 언젠가 커다란 수박 두 통이 사무실에 들어온 걸 두고 여기서 누가 향응이니 어쩌니 한 게 마음에 걸려서 ‘통닭을 지원받았습니다’라는 골자의 문서를 작성한 뒤 보고했다. 밤엔 센터 인근 고물상에서 불이 났다. 실컷 먹고 난 뒤라 밤샘 작업도 거뜬했다.


https://x.com/mobydick119/status/1841251320109691245?s=46

목록 스크랩 (0)
댓글 13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려 x 더쿠] 두피도 피부처럼 세심한 케어를! 떡짐 없이 산뜻한 <려 루트젠 두피에센스> 체험 이벤트 378 11.18 32,154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3,672,378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7,488,141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5,691,947
공지 ◤성별 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차📢단📢] 16.05.21 27,094,719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54 21.08.23 5,281,896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31 20.09.29 4,261,172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55 20.05.17 4,851,086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82 20.04.30 5,309,493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0,056,394
모든 공지 확인하기()
2556650 유머 ㅇㅇ 캣홀릭(Catholic)이랑 싸우고 분파됨 08:35 48
2556649 유머 저기.. 자스민 공주가 한국말로 요리하고 먹방을 하는데 너무 구수해요... 4 08:32 715
2556648 기사/뉴스 [공식] 'BJ에 8억 뜯긴' 김준수, 결국 김앤장 손잡았다…"협의·관용 NO, 악플러에 강력 대응" 17 08:31 703
2556647 기사/뉴스 '하이브 남매' TXTㆍ르세라핌ㆍ아일릿, 올해 '홍백가합전' K팝 부문 초청 2 08:31 169
2556646 정보 근처에 더벤티 있는 분들 여기 주목...✨ 6 08:30 706
2556645 이슈 5년 전 오늘 발매♬ 초특급 'Revival Love' 08:30 16
2556644 기사/뉴스 "후추 스프레이 맞을 사람"…여대생 구인글에 남성들 '우르르' 1 08:30 328
2556643 유머 당근마켓에서 산 문제가 있는 공기청정기.jpg 13 08:29 1,088
2556642 정보 2025년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수상X)로 언급되는 연기들 1 08:28 285
2556641 이슈 유튜브 댓글로 성추행 당한 학생에게 2차 가해를 가하고 있는 남자들 7 08:23 984
2556640 정보 흰둥이의 소울메이트 '나나' 등장!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우리들의 공룡일기] 메인예고편 대공개! 12월 18일 대개봉 08:21 274
2556639 기사/뉴스 "이젠 1만원으론 먹을게 없어" 치솟는 점심 가격…직장인 주식된 '이것' 5 08:18 1,792
2556638 이슈 코미디 영화인데도 해외 평론가들한테 극찬받을 정도로 반응 좋았던 영화...jpg 50 08:15 3,624
2556637 기사/뉴스 [단독]"일반 기업이면 부도"…750억 적자 메우려 모금 나선 연세의료원 08:13 864
2556636 이슈 5년 전 오늘 발매♬ 야마모토 사야카 '追憶の光' 08:13 90
2556635 기사/뉴스 [단독]고령화에 ‘老老상속’ 20조원… 5년새 3배로 2 08:13 680
2556634 기사/뉴스 ‘글래디에이터2’ 1위...돌아온 박신양, 안되네 [MK박스오피스] 08:11 353
2556633 이슈 나이들면 채취가 나는 이유 10 08:10 2,918
2556632 기사/뉴스 [단독] 2030도 정년연장 반대 안 한다[정년 연장, 공존의 조건을 묻다<1>] 8 08:07 467
2556631 기사/뉴스 [단독] 근로자 31% “정년 연장된다면 월급 20% 깎여도 좋다”[정년 연장, 공존의 조건을 묻다<1>] 9 08:05 1,0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