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을 탑재한 실속형 스마트폰 갤럭시 S24 팬에디션(FE) 제품을 공개했다. AI를 플래그십에서 중급모델까지 확대한 삼성전자와 아직 AI가 탑재되지 않은 애플 아이폰 16시리즈가 치열한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새롭게 공개한 갤럭시 S24 FE제품이 실속형 모델임에도 플래그십 제품과 동일한 수준의 AI서비스를 탑재했다. 사용자들은 갤럭시 AI를 이용해 △어느 화면에서나 동그라미를 그리면 쉽고 빠르게 검색을 지원하는 '서클 투 서치' △서로 다른 언어를 쓰는 사용자와 상대방이 원활하게 소통을 돕는 '통역' 기능 △16개 언어의 번역과 메시지 톤 변화를 지원하는 '채팅 어시스트'와 '실시간 통역' 기능 등을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다.
통상 삼성전자는 갤럭시 FE시리즈에 플래그십 제품대비 일부 기능을 빼거나 사양을 낮춰 가격경쟁력을 극대화 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 공개한 갤럭시 S24 FE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가 퀄컴의 스냅드래곤에서 자사의 엑시노스로 변경된 점 외에는 딱히 떨어지는 부분이 보이지 않는다.
특히 갤럭시 S24 시리즈가 소비자들로부터 호평 받았던 AI 기능을 대거 탑재했다는 점에서 가격과 성능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삼성전자의 전략이 엿보인다. 제품 공개전 미국 삼성전자 홈페이지에 유출된 제품 가격은 649달러(128GB 기준)로 전작대비 50달러 정도가 인상됐지만 업계는 AI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긍하는 분위기다. 사실상 100만원 미만 스마트폰 제품들 중에서 본격적인 AI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제품으로 평가 받는다.
반면 라이벌인 애플은 플래그십 제품인 아이폰16 시리즈를 출시했지만 소비자들의 호응이 전작만 못하다. 애플 판매량의 20%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시장에서 신작임에도 불구하고 정가인 9999위안(아이폰16 플러스 512GB 기준)보다 10%정도 가격을 낮춘 8999위안에 제품을 판매중이다. 미국의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아이폰16 시리즈는 출시 첫 주 3700만대를 판매해 전작대비 판매량이 12.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AI가 빠진 것이 판매량 감소의 주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애플은 10월중 iOS 18.1 업데이트를 통해 AI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지원하는 언어가 당분간 영어에 한정될 뿐만 아니라 본격적인 AI서비스가 내년에나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올해 애플의 판매전망은 어둡다.
더불어 애플은 중국시장에서 AI 서비스를 전개하기 위해 현지 AI기업과 연계해야 하고 유럽에선 “당분간 AI서비스를 출시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AI가 제품 판매량의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 16 시리즈에 AI를 이용한 한국어 서비스는 내년에나 가능하다는 소식에 상당수 소비자들이 실망하고 있다”면서 “AI가 제품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