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는 뉴진스였다. 미발매곡 데모 버전만으로도 수십 개의 커버 영상을 생산하며 화제성을 입증하고 있다. 이와 함께 뉴진스 컴백을 기다리는 팬들의 간절함이 높아지고 있다.
어도어의 전 대표였던 민희진 이사가 지난달 28일 현대카드 주최로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진행된 ‘2024 현대카드 다빈치 모델’ 강연에 참석했다. 그는 약 100분 동안 강연하며 현재 하이브와 겪고 있는 갈등에 대해 “소송비만 23억, 집도 팔 거다”, “나는 죄가 없다. 결국 이길 것”이라고 하는 등 ‘기자회견’으로 화제를 모았던 민희진 답게 한마디 한마디 거침 없이 던졌다.
특히 민희진 이사는 뉴진스에 대한 여전한 애정을 드러내며 뉴진스 미발매 데모곡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누리꾼로부터 “비트가 맛있네”, “멤버들 춤추는 게 상상이 간다”, “비트만 들었는데도 벌써 설렌다”, “뉴진스는 띵꼭밖에 없네”, “고퀄리티 비트를 들을 수 있어 행복하다”, “빨리 컴백했으면 좋겠다” 등 폭발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민희진 이사가 공개한 미발매 곡 비트는 바나(BANA) 소속 XXX의 프로듀서이자 뉴진스의 메인 프로듀서 프랭크가 만들었다. 프랭크는 ‘OMG’ ‘뉴 진스’ ‘쿨 위드 유’ ‘라이트 나우’ 등 뉴진스 히트곡을 다수 작업한 바 있다.
민희진 이사는 해당 비트의 비하인드도 전했다. 당초 이 비트로 돌고래 유괴단 신우석 감독에 협업을 제의했으나 톱라인(멜로디)이 만들어지지 않아 ‘OMG’, ‘디토’ 뮤직비디오 제작을 부탁하게 된 것. 민 전 대표는 “이 곡으로 신우석 감독을 꾀었다. 노래가 너무 좋으니까. 나는 좋으면 막 들려주고 싶다”면서 “우리 음반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이 노래가 꼭 세상에 나왔으면 좋겠다”고 진심을 밝혔다.
민 전 대표 강연이 끝난 뒤 유튜브에서는 뉴진스 미발매 곡 비트를 이용한 다양한 콘텐츠가 올라왔다. 데모곡 1시간 버전부터, 뉴진스가 발매한 뮤직비디오를 짜깁기한 버전, 스피드업 버전 등 올라온 영상들만 벌써 수십 개다.
한 가요 관계자는 “공개석상에서 미발매 곡 일부도 아닌, 비트만 있는 데모 버전을 공개하는 건 굉장히 이례적이다. 그만큼 민희진이 이 곡에 자신감이 있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이 같은 민희진 이사의 행보에는 바나와의 관계성이 깔려 있다는 해석도 있다. 바나 김기현 대표이사는 SM엔터테인먼트 A&R 출신으로, 민희진 이사가 SM엔터테인먼트 등기 이사로 재직하던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민희진 이사의 미발매 곡 공개도 바나 측과 사전 협의가 됐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어도어가 데모곡 공개에 대한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현재 민희진은 어도어 대표이사가 아닌 사내이사 신분인 데다, 데모라 할지라도 엄연히 하이브 측에서는 회사 자산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어도어 관계자는 일간스포츠에 “별다른 입장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뉴진스 컴백 시기는 아직 불투명하다. 같은 하이브 소속 르세라핌은 9월에 컴백을 했고 아일릿은 오는 21일 컴백을 앞두고 있지만, 모회사와 내홍을 겪고 있는 뉴진스의 컴백은 미지수다. 만약 컴백을 한다고 해도 민희진이 대표가 아닌 사내이사로 있는 이상 대중이 좋아했던 뉴진스만의 독보적인 감성을 보여줄 거란 보장은 없다. 어쩌면 팬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호응을 일으킨 미발매 곡도 민희진 이사의 우려처럼 나오지 못할 수 있다.
한편 하이브는 4월 25일 민희진을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고발한 후 8월 27일 하이브 최고인사책임자 출신 김주영을 어도어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또 오는 17일에는 민희진 사내이사 재선임을 안건으로 하는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할 예정이다.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