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거면 미친 듯이 하거나, 아예 안 하거나 둘 중 하나거든요!"(이하 황정민)
황정민은 영화계 보증수표다. '국내 영화 역대 관객 동원력 톱100' 1위 배우(9월 28일 기준)가 바로 그다. 총 1억 394만 4,562명(총 15편) 관객을 모았다.
"저는 배우입니다. 배우니까 역할을 맡으면, 다른 사람은 안 되고 '꼭 나 황정민 밖에 못 한다' 그런 마음으로 연기에 임합니다. "
어떤 역할도 소화할 수 있는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자랑한다.
'베테랑1, 2', '서울의 봄', '국제시장', '검사외전', '히말라야', '군함도', '공작',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부당거래', '곡성', '댄싱퀸', '너는 내 운명', '아수라', '신세계'….
"(관객들로부터) '황정민만 못하다'라거나, 다른 사람은 안 떠오르고 '황정민만 생각난다'는 말을 들으면 너무 좋잖아요! 그 말을 듣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황정민은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 확고했다. 작품도, 배역도, 연극 무대도, 확실하게 해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디스패치'가 그의 데뷔 첫 시리즈물 도전기를 들었다.
◆ "서도철, 9년 만에 꺼냈다"
황정민은 "배우가 된 후, 늘 꿈꾼 것이 있다. 시리즈물 주인공이다. 어릴 때 '리쉘웨폰', '다이하드' 등 시리즈물이 많았다"며 "배우에게 시리즈물은 영광"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데뷔 30년 만에 첫 속편을 선보였다. 영화 '베테랑2'(감독 류승완) 서도철 역으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1,341만 명을 모았던 '베테랑'(2015) 뒷이야기를 완성했다.
그 사이 9년이라는 긴 시간이 흘렀다. 황정민은 1편과 같은 점퍼를 꺼내 입었다. "체중 변화도 없다. 작년에 개봉한 것처럼 생소하지 않게 가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황정민은 "제 마음속에는 늘 서도철 형사가 있었다. 언젠가 '서랍에서 끄집어내서 살아 숨 쉬게 해야지'하는 분명한 자신감이 있었다. 어렵지 않게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서도철'에 애정을 표했다. "'범죄도시' 마석도(마동석), '공공의 적' 강철중(설경구),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우형사(박중훈) 등 형사물 하면 나오는 인물들이 있다"고 짚었다.
"'형사 캐릭터 누구 좋아해?' 물었을 때, '베테랑' 서도철이라는 답이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인물을 만들기 위해 고민했고요. 서도철은 제게 정말 고마운 인물이죠."
황정민은 변함없이 몸을 날렸다. 계단에서 구르고, 찔리고, 고난도 액션을 펼쳤다. "아직 할 만하다(웃음). 농담 삼아 늙었다 하지만, 누구보다 철저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 "연기는 훈련이 필요하다"
황정민은 1편과 2편 사이 9년을 작품에 녹여 내려 했다. 그 사이 복잡해진 서도철의 내면을 분석했다. 그는 "어떻게 하면 '서도철이 매력적으로 보일까'가 중요했다"고 털어놨다.
"어설픈 것 같은데 아닌 듯하고, 싸움을 잘해 보이지만 아닌 듯한, 정의가 없는 것 같지만 정의로운 매력이 (필요했다). 옆에 두고 싶은 믿음 가는 사람으로 만드는 게 중요했어요."
설명만큼 표현도 어려웠다. "전두광(서울의 봄), 박성배(아수라) 같은 인물은 연기하기 쉽다. 제가 가공하는 거라 어떻게든 만들면 된다. 하지만 서도철은 어렵다"고 소개했다.
이어 "오버해서 선을 넘으면 안 된다. 아니면 또 밋밋하다. 외줄 타는 느낌이라서 힘들다. 서도철이 제대로 하지 않으면 전체가 흔들린다. 빌런이 돋보이지도 않는다"고 알렸다.
심지어 내용은 더 복잡해졌다. 1편은 빌런(조태오/ 유아인 분)이 명확했지만 속편은 달랐다. 선악의 경계가 모호하다. 황정민은 "다각화됐다고 해야 할까. 복잡해졌다"고 짚었다.
섬세한 연기로 주제(정의)를 전했다. "악인 박선우(정해인 분)를 왜 심폐소생술 했는지가 중요하다. 법의 심판을 받는 게 문법이기 때문이다. 영화로 보여줄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연기는 타고난 게 없습니다. 배우는 몸이 악기라서 훈련을 시켜줘야 하거든요. 고민하고 공부해야 하죠. 시간이 지나서 잘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꾸준히 쌓아온 것들이에요."
◆ "골라 먹을 수 있는 광대"
황정민은 바쁜 배우다. 스크린, TV, OTT, 연극 무대를 넘나들고 있다. 종횡무진 활약 중이다. 그는 "제가 열심히 해야 되는 이유 중 하나는 제 직업이기 때문"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또 하나의 이유는, 저는 '광대'입니다. 아이스크림도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고 하잖아요? 열심히 연기해서, 관객들이 제 작품을 골라 드실 수 있게 선보이는 것이 제 몫입니다."
그는 "배우는 똑같은 일을 하지 않는다. 만약 제가 '베테랑'을 10~20년 계속했다면, 매너리즘에 빠졌을 것이다. 매 작품 다르고, 사람도 다르고, 늘 새롭다. 늘 처음 같다"고 웃었다.
"제가 잘할 수 있는 게 이것(연기)밖에 없으니 열심히 해야 하고요. 늘 신기하고 재밌으니, 전 복받은 거죠!"
데뷔 30년 차의 목표도 전했다. "제가 연기한 배역에는 다른 사람이 안 떠올랐으면 하는 욕심이 있다. 때문에 작품을 선택하고, 캐릭터를 연기를 하게 되면 미친 듯이 한다"고 전했다.
"과거 배우를 언급하며 '최고의 배우였지'라고들 하잖아요. 저도 나중에 '멋있었던 배우'로 소개받는 연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그럴 거고요."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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