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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전교 2등 중학생, 퀴즈게임 하다 동급생 폭행 치사[사건속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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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01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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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이 지난 지금도 회자되는 학폭 사건이 있다. 2005년 10월 1일 부산의 한 중학교에서 2학년 최 모 군이 동급생을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이다.


부산 A 중학교에 다니던 고(故) 홍성인 군은 이날 2교시가 끝나고 쉬는 시간이던 오전 10시 50분쯤, 소위 학교 '짱'이라고 불리던 같은 반 친구 최 군에게 폭행당했다.

이날 홍 군은 수준별 수업을 마치고 교실로 돌아와 초등학교 동창인 최 군과 함께 그리스 로마신화 책을 읽었다. 이때 홍 군이 책장을 빨리 넘기자, 최 군은 "내용을 다 이해하느냐"고 물은 뒤 이마를 손가락으로 때리는 벌칙으로 5개의 문제를 냈다.

홍 군은 계속해서 문제를 맞히지 못했고, 화가 난 그는 책을 집어던지며 욕했다. 그러자 격분한 최 군이 주먹으로 홍 군의 가슴과 머리를 때렸다.

당시 최 군은 중학생인데도 키 178㎝, 몸무게 70㎏ 건장한 체격이었다. 최 군은 쓰러진 홍 군을 향해 의자를 들고 던지려고 했으나, 같은 반 친구 두 명에게 제지당했다.

그러나 최 군은 다시 의자를 던졌다. 한 번은 친구들이 말려 다른 곳으로 떨어졌으며, 그다음 의자는 홍 군의 옆구리와 다리 쪽에 떨어졌다. 이어 최 군은 발로 홍 군의 배와 머리를 걷어찼고, 홍 군은 곧바로 정신을 잃었다.

때마침 지나가던 체육 교사가 이를 발견해 구급차를 불렀다. 그동안 보건 교사는 흉부 압박을, 생활지도부 교사는 인공호흡을 하는 등 응급 처치를 진행했다.

학교에서 병원은 2분 거리였으나, 교사들은 홍 군을 병원으로 급하게 옮기는 것보다 응급 처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20여 분의 시간이 흐르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했고, 홍 군은 거의 죽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다. 결국 홍 군은 이 폭행으로 폐의 3분의 2가 파열됐고, 지주막하출혈로 머리 전체에 피가 고여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홍 군은 수술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4일간 버티다가 10월 5일 세상을 떠났다.


가해자인 최 군은 학교에서 가장 무서운 존재였다고 한다. 전교 2등이었던 그는 시험 기간에 더 예민해졌고, 공부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같은 반 학생들을 화장실도 못 가게 할 정도였다는 후문이다.

또 급우들은 최 군과 눈도 잘 마주치지 않고 일부러 피해 다녔고, 최 군이 인근 학교에까지 소문날 정도로 학교폭력을 일삼아 급우들이 사건 당시 그를 말릴 엄두도 내지 못했다고 알려졌다.


검찰은 최 군에게 단기 4년, 장기 6년의 징역형을 구형했다. 부산구치소에 수감된 최 군을 위해 홍 군의 아버지는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형사합의서를 써줬다.

최 군의 가족이 보석 신청을 하자, 재판부는 미성년자인 점과 합의가 이뤄진 점을 고려해 석방 결정을 내렸다.

석방된 상태로 부산지법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재판부는 형사처벌 대신 소년부 송치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최 군은 소년법상 보호 처분을 받고 개명한 뒤 2007년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중략)


아들 사망의 충격으로 아버지 홍 씨는 뇌경색 증세를 보여 수술을 받았고 이후 말을 더듬는 후유증을 앓게 됐다. 2013년엔 장애 6급 판정을 받았다. 그의 아내 역시 심한 우울증을 겪어 혼자 외출할 수 없는 트라우마를 갖게 됐다.

홍 씨는 아들의 원통한 죽음에도 학교 측에서는 문제를 은폐하려고만 하고, 공식 사과도 하지 않았다고 분개했다.

이에 다른 학교 폭력 피해자 부모와 함께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학교폭력 예방 대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아울러 홍 씨는 교육청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 대법원까지 소송이 이어졌지만 "교육 관여자에게 사법적 책임을 물어야 할 뚜렷한 과실을 찾지 못했다"는 이유로 홍 씨가 패소했다.

당시 교장은 '학교 당국의 책임이 없냐'는 질문에 "수업 시간이었으면 말렸겠죠. 근데 쉬는 시간이었잖습니까"라고 답했고, 최군의 담임을 지낸 한 교사는 "최 군은 모범생이었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홍 씨는 학교를 찾아가 항의했다가 오히려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했다. 이후 "다시는 (최 군) 이름을 거론하지 않겠다"는 합의서를 쓴 뒤에야 고소가 취하됐다.

홍 씨는 2007년 2월, 아들의 영정사진을 들고 졸업식에 찾아갔다. "아들 납골당에 졸업장만이라도 갖다주고 싶다"는 바람이었다. 하염없이 아들의 이름이 불리길 기다렸지만, 끝내 홍 군의 이름은 졸업식장에 울리지 않았다.


사건 발생 7년 뒤인 2012년 7월, 개명한 최 군은 자신의 SNS에 즐겁게 찍은 사진들과 함께 잘 지내는 근황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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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최 군은 누리꾼들의 비난 폭격을 받고 SNS 계정을 폐쇄했다.


홍 씨 아버지는 2017년 9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개인적인 심정이야 최 군을 감옥에 보내고 싶었지만 우리 아이가 불쌍하듯 어찌 보면 그 아이도 또 다른 피해자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최 군보다는 교육 당국의 책임이 더 크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을 죽게 만든 최 군을 원망하진 않는다. 원망한다고 달라질 것도 없다. 다만 교육 당국의 책임 있는 자세와 재발 방지를 바랐을 뿐인데, 결국에는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러면서 최 군이 SNS에 올린 글에 대해 "다시 최 군을 만나게 된다면, 그때 왜 그런 글을 남겼는지 꼭 묻고 싶다. 난 최 군을 악마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치기에 한 일이라고 사과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은 십수 년이 지난 현재까지 재조명되고 있다. 온라인상에 최 군의 사진과 개명 후 이름 등 신상 정보가 올라와 있다. 다만 최 군이 서울 유명 대학교 의대에 진학했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누리꾼들은 여전히 그의 근황을 찾아보며 뒤늦게라도 제대로 된 죗값을 치르길 바라고 있다.


https://naver.me/57VxoCY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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