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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시즌이 시작됐습니다.
어쩌면 국민들은 큰 관심이 없을 수도 있는 여의도 연례행사일 수 있지만, 이 시기만큼은 국회도 진지해 집니다. '국감' 한철을 위해 국회가 존재하는 것 같아 보이기까지 합니다.
매년 국감은 그 모양새가 비슷하긴 합니다만, 올해 유독 눈에 띄는 것은 '증인 대량 소환'입니다.
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선 증인 신청만 수백명에 달해 행정실이 마비될 지경이었다고 합니다. 오죽하면 간사방에서 '증인을 참고인으로 돌려달라'는 공지 문자까지 보냈을까요. 과방위에 이슈가 많다고 좋게 해석할 수도 있지만, 이쯤되면 좀 상임위 수준을 의심해 보게 되기도 합니다.
정무위원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당초 일반 증인만 200명이란 소문이 돌았는데 지난 주말 사이 그 숫자를 대폭 줄여 30일 최종 증인 명단에는 34명만이 올라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질의서를 뽑아내야 하는 보좌진은 물론 국회 전방 1Km 안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극도로 날카로워지는 때입니다. 한 건 해야 하는 의원들도 이참에 보좌진 옥석도 가리고 기업들 기강도 잡으려 할 것입니다. 이 모든 걸 막아야 하는 기업 대관들 입장은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특히 증인 명단을 초기에 확보하고 최대한 불려나가지 않을 수 있도록 조율해야 하는 대관 입장에서는 죽을 맛일 것입니다. 얼마나 절박했으면 의원실도 확보 못한 증인 명단을 대관은 척척 받아낼까요. 가히 초고수들의 세계입니다.
그만큼 국회 담당 대관팀은 '노련함'이 생명입니다. 대부분 장기간 공들인 '인간 관계'로 의원실과 티키타카를 주고 받으며 강약 조절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대관의 역량이자, 기업의 저력입니다.
그렇다면 이번 국감 '숨은 승자'는 누구일까요. 국회에서는 '하이브'를 꼽습니다. 올해 '민희진 사태' 등으로 엄청나게 핫했던 곳인데요. 어찌된 영문인지 증인 명단에서 찾아볼 수 없습니다. 몇해 전 BTS의 군 면제 건 때에도 (비록 실패했지만) 하이브의 대관 능력은 혀를 내두를 정도였습니다. 이번 국감에도 빛을 발한 것 같습니다.
실제 국감은 사실 큰 기대가 되지는 않습니다. 추려지긴 했지만 증인 신청이 수백명에 달한다는 것은 의원실이 '난사'하듯 총을 쐈다고 밖에는 생각이 안드는데요. 스나이퍼가 정조준해도 비껴나가는 판에 난사로 뭐가 될까 싶습니다.
어쨌든 국감은 국회 관계자들에게는 지옥의 시즌입니다. 무탈하게, 무탈한 것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모쪼록 무탈하게 마무리되길 바라봅니다.
그리고 한가지, 절대갑도 절대을도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보좌진이 대관이 되기도, 대관이 다시 보좌진으로 복귀하기도 하는 요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