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건설, 지방 사업장 미분양에 ‘치명타’
“상폐 후 활발한 사업활동은 어려울 것”
태영건설 “6개월 만에 거래 재개 발판 마련”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경색과 원자재 급등 등으로 건설업계의 불황이 길어지면서 건설사들이 엇갈리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자본잠식에 빠졌던 태영건설은 자산 매각과 부실 사업장을 정리하면서 6개월 만에 주식 거래 재개의 발판을 마련했다. 반면 신세계건설의 경우 적자폭이 확대되면서 그룹차원의 자진상폐를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3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의 모회사인 이마트는 신세계건설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서 주식 공개매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부터 오는 10월 29일까지 30일간 신세계건설 기명식 보통주식 212만661주(발행주식총수의 27.33%)를 사들이겠다고 공식화했다. 예정수량을 모두 사들일 경우 이마트는 발행주식총수의 97.79%(758만9122주)를 확보하게 된다.
신세계건설 CI
신세계건설은 그간 그룹내 ‘아픈 손가락’으로 지목돼 왔다. 대구, 부산 등 지방의 주요 사업장이 미분양된 것이 치명적이었다. 대구 칠성동 ‘빌리브 루센트’, 대구 본동 ‘빌리브 라디체’, 부산 아파텔 ‘빌리브 명지 듀클래스’ 등 주요 사업장의 계약률이 절반도 채 되지 않았다. 이에 올 상반기 매출액은 4284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46.4% 급감했고, 영업손실은 432억원에서 643억원으로 늘었다. 신용평가사들의 신용등급 하락도 잇달았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신세계건설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내렸다.
이마트는 신세계건설의 정상화를 위해 일단은 상장폐지를 자진 결정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상장사보다는 비상장사로 신속하게 조직개편과 의사결정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간 신세계건설의 재무건전성 회복을 위해 여러 자회사를 동원하는 등 조치를 취했지만 역부족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신세계건설은 지난해 말 신세계영랑호리조트를 흡수합병하며 약 650억원 규모 자금을 확충했다. 지난 2월에는 조선호텔앤리조트에 레저사업부문(골프장, 아쿠아필드) 일체를 2078억원에 넘겼다. 또 지난 5월 이마트로부터 자금보충약정을 받아 65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 부채비율을 지난해 말 951.8%에서 161.1%까지 줄였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해결해야 할 여러 현안을 신속하게 결정하기 위해서는 의사결정 구조를 효율적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마트 입장에서는 책임 경영을 위한 결단”이라고 했다.
반면 태영건설은 6개월 만에 주식재개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2023년도 재무제표에 대해 외부감사인의 ‘의견거절’로 상장폐지 위기에 빠진지 6개월 만인 지난 27일 감사보고서 ‘적정’ 의견을 받은 것이다. ‘의견거절’을 받았을 당시 태영건설의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5617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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