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의 위대한 시즌이 마무리됐다. 메이저 리그(MLB)는 물론 전세계 최초로 50홈런-50도루라는 대기록을 수립했고, 준족의 상징 스즈키 이치로(은퇴)를 넘어 아시아 선수 한 시즌 최다 도루도 경신했다.
오타니는 30일(한국 시각) 미국 덴버의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와 원정에 1번 지명 타자로 나와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아쉽게 홈런은 나오지 않았지만 도루 1개를 추가해 팀의 2 대 1 승리에 힘을 보탰다.
정규 리그 최종전을 마친 오타니는 159경기 타율 3할1푼 54홈런 130타점 134득점 59도루 OPS(장타율+출루율) 1.036의 기록을 남겼다. 홈런과 타점 OPS에서 내셔널 리그(NL) 1위에 올랐다. 도루와 타율, 안타(197개)는 NL 2위다.
무엇보다 오타니는 올 시즌 인류 최초의 기록을 달성했다. 거포는 발이 느리다는 통념을 깨고 역대 최초의 50홈런-50도루 클럽을 개설했다. 지난해까지 MLB에서 40홈런-40도루는 5명이 있었는데 오타니는 역대 최소인 127경기 만에 6번째이자 아시아 선수 최초의 40-40 클럽에 가입했다. 여기에 아무도 이루지 못했던 50홈런-50도루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특히 오타니는 금지 약물로 오염된 기록이 아닌 노력과 재능으로만 빚어난 청정한 결실을 냈다. 1988년 호세 칸세코(당시 오클랜드)의 42홈런·40도루, 1996년 배리 본즈(당시 샌프란시스코)의 42홈런·40도루, 1998년 알렉스 로드리게스(당시 시애틀)의 42홈런·46도루 기록은 금지 약물로부터 자유롭지 못해 빛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2006년 알폰소 소리아노(당시 워싱턴)의 46홈런·41도루, 지난해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의 41홈런·73도루 기록은 약물 시대 이후다. 오타니는 이들을 넘어 한 차원 다른 숫자를 남겼다.
오타니는 2018년 MLB 진출 뒤 투수와 타자를 동시에 소화하는 이른바 '이도류'를 펼쳤다. 불가능이라고 여겨졌던 투타 겸업으로 오타니는 2018년 아메리칸 리그 신인왕과 2021년, 2023년 정규 리그 최우수 선수(MVP)를 휩쓸었다.
이후 오타니는 LA 에인절스를 떠나 우승의 꿈을 이루기 위해 같은 연고의 다저스를 선택했다. 인류 최고의 재능을 얻기 위해 다저스는 10년 7억 달러(약 9184억 원)의 역대 프로 스포츠 최고액에 오타니를 데려왔다.
오타니는 이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지난해 팔꿈치 수술로 타자에만 전념한 올해 기념비적인 기록을 세웠고, 다저스도 NL 최고 승률로 가을 야구 진출을 이뤘다.
올해 오타니는 NL에서도 만장일치 정규 리그 MVP가 유력하다. 이제 오타니는 생애 첫 월드 시리즈 우승을 위해 또 다른 도전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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