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시작한 SBS 금토드라마 '지옥에서 온 판사'(극본 조이수 / 연출 박진표)는 판사의 몸에 들어간 악마 강빛나(박신혜 분)가 지옥 같은 현실에서 인간적인 열혈형사 한다온(김재영 분)을 만나 죄인을 처단하며 진정한 판사로 거듭나는 선악공존 사이다액션 판타지다. 1회가 6.8%, 2회가 9.3%를 기록, 단숨에 시청률 10%대에 가까워졌다.
드라마의 확고한 지향점으로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고 있는 가운데, 박신혜의 연기 또한 주목받고 있다. 타이틀롤로서 보여준 찰떡 같은 캐릭터 소화력과 새로운 연기 변신이 초반 흥행에 크게 한몫했다. 그간 박신혜는 '천국의 계단' '미남이시네요' '상속자들' '피노키오' '닥터스' '닥터슬럼프' 등 대표작을 통해 시련이 많은 캐릭터들을 주로 선보였으나, 이번 작품에서는 때로는 악랄하고 냉혹하며 살벌하지만 코믹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매력의 악마로 분해 이전과는 사뭇 다른 변신을 보여줬다. 대사의 말맛을 살린, 뻔뻔한 코미디 연기까지 데뷔 20년이 넘은 배우의 내공이 새삼 느껴졌다. 사치를 부린, 화려한 럭셔리 패션도 선보이며 확 달라진 비주얼로 볼거리를 더했다.
극 중 강빛나는 안티히어로다. 개인적인 임무 수행이 목적이지만, 뜻하지 않게 정의 실현을 이루기 시작했다. 견학 온 유치원생들에게 "정의는 죽었다, 정의는 개나 줘라"라고 돌직구를 던져 세상의 부조리를 일찍이 깨우치게 하는가 하면 법원장 나영진(이규회 분)을 외려 쩔쩔매게 하는, 결코 기죽지 않는 면모가 통쾌함을 안기기도 했다. 인간의 한계를 넘는 캐릭터이기에 악마가 깃든 강빛나가 안기는 통쾌함은 차원이 다르다. 극 초반부터 이같은 매력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은 만큼, 앞으로 형사 한다온과 보여줄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더 쉽게 죄인을 찾고자 한다온에게 접근하게 된 강빛나가 어떤 죄인을 처단하게 될지 앞으로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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