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블랙웰에 '12단 HBM3E' 공급 최우선…8단은 후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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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블랙웰 시리즈용 12단 HBM 공급 집중
P4, 메모리 양산 용도로 전환해 HBM 캐파 확대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고성능 인공지능(AI) 가속기 블랙웰 시리즈에 12단 고대역폭메모리(HBM)3E 공급을 최우선 추진하고 있다. 12단을 먼저 승인받은 후 8단 승인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엔비디아로부터 12단 HBM3E의 승인 평가를 받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또 다른 AI 가속기 H200에 8단 HBM3E 공급을 시작했다.
블랙웰 시리즈는 H200보다 고성능 제품으로, B200A에는 HBM3E 12단 제품 4개가, 블랙웰 울트라에는 HBM3E 12단 제품이 8개 들어간다. 엔비디아는 내년 상반기에 블랙웰 울트라와 B200A를 공개할 계획이기 때문에 이를 제때 공급하려면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삼성전자는 원활한 공급을 위해 본격적인 양산 준비를 해놓았지만 최종 승인을 받는 시점은 가늠하기 어렵다. 일각에선 최종 승인을 '시간 문제'라고 보고 있지만 시기가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늦어도 이달 안으로 승인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을 봤을 때 시간이 더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는 HBM3E 12단 양산을 시작했다. 연내 엔비디아에 공급을 시작할 계획이다. 12단 HBM3E를 가장 먼저 개발한 곳은 삼성전자다. 하지만 공급 측면에서는 SK하이닉스보다 늦는 것이 불가피하다.
(중략)
삼성전자는 12단 HBM과 관련해 당장 엔비디아의 메인 공급사로 올라서기 어려워진 만큼 고객사 다변화에 힘을 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엔비디아 외에 AMD, 구글 등에 HBM 공급을 확대하는 전략이다.
공격적인 증설도 이어간다. 평택 제4공장(P4)의 용도를 전환하고, 이곳에서도 HBM을 집중적으로 양산한다. 앞서 P4는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모두 포함하는 공장으로 계획됐지만 파운드리는 하지 않기로 했다. 12단, 18단과 같은 고용량 HBM을 만들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영현 부회장(DS부문장)이 취임한 뒤로 돈이 되는 사업에 집중하는 쪽으로 삼성전자 내부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