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요즘 암표상, ‘더블’ 받고 예매 대행
2,616 3
2024.09.28 01:19
2,616 3
지난 24일 오전 10시 정각, 한 공연 사이트에서 가수 나훈아씨의 11월 16일 경남 진주 콘서트 예매가 개시됐다. 5200여석 좌석이 매진되는 데 걸린 시간은 3분. 본지 기자가 좌석을 선택하고 예매 버튼을 눌렀지만 ‘접속 대기 중’이라는 문구와 함께 수천명 대기자가 있다는 상태창만 나올 뿐이었다. 2분쯤 대기하자 ‘다른 고객님이 선택한 좌석입니다. 다른 좌석을 선택해주세요’라는 메시지가 나왔고, 곧 전석 매진됐다. 불과 수 시간 뒤 각종 중고 거래 사이트에 콘서트 매물이 쏟아졌다. 정가 16만5000원짜리 표가 40만원 넘는 가격에 나와 있었다. 지난 21~22일 열린 아이유 콘서트 티켓도 정가 12만원짜리 표가 25만원에 거래됐다.


문화체육관광부·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공연 암표 신고 건수는 2020년 359건에서 2022년 4224건으로 2년 새 11.8배로 증가했다. 프로스포츠 암표 신고 건수는 지난 8월 기준 5만1405건으로 2019년 6237건의 8.2배로 늘었다. 지난 20일 기아 타이거즈 경기 표 예매 사이트에선 이번 시즌 마지막 홈경기인 25일 경기까지 매진이었다. 중고 거래 사이트에는 1만4000원인 평일 일반석 티켓이 4만원, 4만5000원인 챔피언석은 12만원에 나와 있었다. KTX 등 열차 암표 문제도 심각하다. 지난 추석 연휴 때도 서울~부산 편도 KTX 표(정가 5만9800원)를 10만원 넘는 가격에 판매한다는 중고 거래 판매자들이 무더기로 나타났다.

공연·스포츠·교통수단 등을 가리지 않고 암표가 기승을 부린다. 암표상들은 티켓 예약 과정에서 명령을 자동으로 반복 입력하는 프로그램인 ‘매크로’로 티켓을 대량 확보한 뒤 웃돈을 얻어 암표를 파는 것으로 알려졌다. 좌석 선택, 보안 문자 입력, 결제 정보 입력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소화하려면 일반인은 몇 분이 걸리지만 전문 업체들은 단 몇 초 만에 예약을 완료한다. 일각에선 아예 ‘티켓 대리 구매’를 내걸고 영업까지 하는 실정이다. 사실상 ‘변종 암표상’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본지 기자들이 27일 한 티켓 대리 구매 업체 사이트에 접속했다. ‘최고의 예매 전문가들이 당신의 성공적인 예약을 책임진다’는 문구가 보였다. 나훈아씨 등 트로트 가수 콘서트부터, NCT 등 K팝 아이돌 콘서트, 외국 가수의 내한 공연까지 모두 ‘진행 중’이라고 했다. 이 업체에 나훈아 콘서트 대리 예매를 문의해봤다. “표 원가를 제외하고 1장당 R석은 15만원, S석은 10만원”이라고 했다. 사실상 티켓 가격만큼의 구매 대행 수수료를 요구하는 셈이었다.

업체는 “1열 중앙부터 뒷열 사이드 순으로 예매를 시도한다”며 “예약에 실패할 경우에는 전액 환불을 보장한다”고 했다. ‘예약에 매크로를 사용하느냐’는 질문에는 “영업 기밀이라 알려줄 수 없다”고 했다. ‘불법 아니냐’는 질문에는 “콘서트 예매로 인해 지금까지 어떠한 사고나 문제는 일어난 적이 없다”며 “안심하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한 가수 팬은 “100% 성공률이라니 그 정도 값을 치러도 만족한다”며 “티켓 예매 전쟁을 벌이느니 차라리 속 시원하게 돈을 주는 편이 낫다”고 했다.

현행 공연법·국민체육진흥법을 보면 매크로를 이용해 구매한 암표를 판매하는 행위는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정부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상향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매크로 사용 자체는 불법이 아니고, 암표 판매 행위 자체를 입증하기도 만만치 않다. 주요 티켓 판매 사이트도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YES24는 “매크로 프로그램 이용 여부는 현존 기술로 확인하기 쉽지 않다”고, 인터파크는 “안면 인식이나 지문 등 생체 인식 정보를 활용해야 매크로 사용을 간신히 근절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티켓 구매 대행이 ‘돈’이 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대리 업체도 수년 새 우후죽순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문화 공연·스포츠 경기가 인기를 끌며 암표 판매를 목적으로 한 매크로 예매, 구매 대행 비중이 늘어나면서 개인이 정상적인 경로로 예매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진 상황”이라며 “티켓 가격만큼의 구매 대행 수수료 지불이 일상화한다면 시장 자체가 망가지는 것”이라고 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3/0003861051?sid=102

목록 스크랩 (0)
댓글 3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드라마이벤트] 임지연X추영우 희대의 조선 사기극! JTBC 드라마 <옥씨부인전> 사전 시사회 초대 이벤트 24 00:12 5,793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3,614,521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7,405,438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5,595,476
공지 ◤성별 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차📢단📢] 16.05.21 26,977,512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54 21.08.23 5,241,712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30 20.09.29 4,228,163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54 20.05.17 4,803,416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82 20.04.30 5,273,776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0,019,260
모든 공지 확인하기()
2554149 이슈 20년된 옥주현 Catch 3 05:38 417
2554148 이슈 전세계 여우 중 용감함 1등 1 05:34 560
2554147 유머 😺어서오세요 오전에만 운영하는 우유 디저트 카페 입니다~ 1 05:34 176
2554146 유머 🐱어서오세요 오전에도 운영하는 고등어 식당 입니다~ 1 05:31 166
2554145 유머 😺어서오세요 오전에만 운영하는 치즈냥 식당입니다~ 2 05:29 178
2554144 이슈 ??: 저기요. 이상형이 어떻게 되세요? 12 05:15 1,016
2554143 기사/뉴스 일본 여행에서 하니는 무엇을 했을까? 1 05:03 1,168
2554142 이슈 일본의 115년 전통의 메밀소바가게가 메뉴를 바꾼 이유 8 04:50 2,423
2554141 유머 행복한 친칠라 보고갈래 ☺️ 2 04:44 876
2554140 유머 새벽에 보면 완전 추워지는 괴담 및 소름돋는 썰 모음 53편 04:44 473
2554139 팁/유용/추천 가벼운 마음으로 들었다가 '아니 이 앨범 왜 이렇게 명반임??? 수록곡 다 타이틀곡급 퀄리티인데???' 싶은데 홍보가 안된 것 같아서 추천하는 여자 솔로 가수 앨범...jpg 5 04:38 1,386
2554138 유머 저기를 보아라 일찍 자겠다던 인간이 또 새벽 4시를 넘기고 있구나 21 04:28 2,428
2554137 이슈 8년 전 오늘 첫방송했던, 당시 소소하게 매니아층 있었던 청춘드라마.jpg 12 04:27 2,118
2554136 이슈 승헌쓰가 아무것도 안 깔고 쌩라이브로 부르는 태연 그대라는 시.twt 1 04:17 897
2554135 이슈 키오프 하늘 공트 업로드 1 03:54 1,024
2554134 이슈 미국 루이지애나 백인 초등학교 최초의 아프리카계 학생 (1960) 19 03:45 2,668
2554133 기사/뉴스 시아준수X강성훈, ‘최강 전설’ 오빠들이 만났다 “나의 어릴적 우상” 37 03:42 3,809
2554132 이슈 승헌쓰가 부르는 제니 만트라.twt 5 03:39 1,711
2554131 유머 이 글을 본 뒤 오직 이 사람만이 알파메일이라고 느껴짐 (feat. 전기충격기) 56 03:32 4,410
2554130 이슈 미국인이 말하는 뚱뚱함에 대한 미국 한국 차이 27 03:21 5,7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