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캡틴' 손흥민(32)이 2경기 연속 도움의 좋은 경기력에도 '부상 경고등'이 켜졌다. 살인적인 경기 일정으로 선수들의 혹사 논란 속에 "우리는 로봇이 아니다"고 쓴소리한 직후라 당장 10월 A매치를 앞둔 대표팀에 비상이 걸렸다.
손흥민은 2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리그 페이즈 1차전 가라바흐(아제르바이잔)와 원정경기에서 후반 팀의 세 번째 골을 도우며 3-0 완승에 일조했다.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수적 열세 속에도 득점에 기여하며 부지런히 움직였다. 전반 12분 브레넌 존슨과 후반 7분 파페 사르의 득점 나온 뒤 손흥민은 후반 23분 도미닉 솔란케의 쐐기골을 도왔다. 손흥민은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기습적인 오른발 슈팅을 골키퍼가 막아냈고, 흘러 나온 공을 문전 쇄도하던 솔란케가 차분하게 처리했다. 토트넘은 전반 7분 라두 드러구신이 수비 반칙으로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 당해 10명이 싸웠다.
UEFA가 손흥민의 슈팅을 도움으로 인정하면서, 그는 지난 21일 브렌트퍼드전(3-1 승)에서 '2도움'을 올린 이후 2경기 연속 도움 기록을 세웠다. 손흥민은 4년 만에 나선 UEL 첫 경기에서 승리해 순조롭게 출발한 듯 보였지만 막판 변수가 생겼다. 세 번째 골의 기점이 된 슈팅 직후 허벅지 쪽에 이상을 느끼자 그라운드에 주저앉았다. 후반 26분 벤치 쪽을 바라보며 주장 완장을 푼 손흥민은 그대로 티모 베르너와 교체됐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후 "그는 조금 피로하다고 했지만, 아직 의료진과 얘기를 나누진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심각한 부상을 염두에 두진 않은 듯했다.
손흥민이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하면서 전날 한 작심 발언에 이목이 집중됐다. 손흥민은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경기 일정이 너무 많고 이동도 많다"며 "선수들이 회복할 시간이 필요한데, 경기가 너무 많아서 무척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때로는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기에 나서는데 그렇게 되면 부상 위험이 명백하게 커진다"며 "(경기 수 감축이) 확실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페인 출신 로드리(맨체스터 시티) 등 많은 선수들이 늘어난 경기 일정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손흥민은 9월 A매치 2연전를 마치고 곧바로 팀에 합류해 지난 15일부터 일주일 만에 3경기를 뛰었다. 지난 5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1차전 팔레스타인전은 홈에서, 10일 2차전 오만전은 원정경기로 치렀다.
이후 스케줄도 빡빡하다. 손흥민은 오는 30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원정경기를 치른 뒤 내달 4일 페렌츠바로시와 UEL 리그 페이즈 2차전을 위해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이동하고, 7일 브라이턴전을 갖는다. 이어 내달 10일 요르단과 3차전 원정, 이라크와 4차전 홈경기를 앞두고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도 손흥민의 부상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주장으로서 팀의 사기와 연결된 손흥민이 자칫 부상으로 빠진다면 그 여파가 커서다. 오만전(3-1 승)에서 '1골 2도움'으로 활약해 홍명보호를 구한 손흥민은 팀 내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가뜩이나 각종 논란으로 어수선한 대표팀에서 손흥민이 빠진다면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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