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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단독] 내달 상륙 '위고비', 국내 출하가 확정…삭센다 대비 5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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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7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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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5일 주문 돌입…37만원대 책정"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 (사진=한국 노보 노디스크 제약)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 (사진=한국 노보 노디스크 제약)

글로벌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의 구체적인 국내 출시 일정과 가격이 확정됐다.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삭센다'보다 최소 5배 이상의 출하가로 책정된 가운데, 경쟁사 일라이릴리의 '젭바운드' 또한 연내 출시를 앞두고 있어 관련 시장의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노보 노디스크의 중간 유통을 담당하는 쥴릭파마코리아는 지난 26일 주요 고객사에 위고비 물량의 주문 접수를 내달 15일 오전 9시부터 자사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개시한다고 전했다. 앞서 노보 노디스크는 내달 중순께 위고비를 국내 공식 출시하겠다고 지난 10일 밝힌 바 있다.

가격은 쥴릭파마코리아의 출하가 기준 37만2,025원으로 책정된 것으로 알려진다. 국내에서 비만치료제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품목으로 인정된다. 제약사는 보건 당국과 제품 가격을 논의하지 않고 출시할 수 있고, 이를 받아 환자에게 판매하는 병원 등 의료기관도 임의로 가격을 설정할 수 있다.

위고비는 약물이 사전에 충전된 주사제(프리필드펜) 형태로 한 펜당 0.25mg, 0.5mg, 1.0mg, 1.7mg, 2.4mg 등 총 5개 용량으로 구성된다. 주 1회 피하 주사로 사용하며 초기에는 가장 적은 용량인 0.25mg으로 시작해 체중 감량에 따라 4주 간격으로 용량을 점차 늘리는 식이다. 노보 노디스크는 내달 0.25mg, 0.5mg, 1.0mg 등을 먼저 출시하고, 이후 11월 1.7mg, 12월 2.4mg 순으로 세차례에 걸쳐 5개의 용량 모두 국내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모든 용량의 제품은 37만2,025원으로 동일하게 책정됐다. 노보 노디스크는 소비자들이 용량을 늘려갈 때 가격 부담 가중 등으로 인해 수요 이탈이 생길 것을 고려해 위고비가 출시된 전세계 8개국에서 일괄적으로 5개 용량 모두 동일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주사제형의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비만치료제는 노보 노디스크가 업계 최초로 내놓은 '삭센다'가 유일하다. 삭센다의 유통을 독점으로 맡고 있는 쥴릭파마코리아에서 설정한 삭센다의 출하가는 한 펜당 약 6만7천원으로, 이를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위고비가 약 5.5배가 넘는다.

최근 국내에서 삭센다가 병원이나 약국 등에서 통상 형성된 가격대를 살펴보면 적게는 8만원에서 많게는 15만원 수준이다. 즉 출하가(6만 7천원) 대비 최대 2배 이상 높은 것이다. 위고비에도 이와 같은 마진율을 적용한다고 가정하고 단순 계산할 경우 위고비의 최종 판매가는 최소 74만원부터 시작하게 된다.

기존에 삭센다를 처방 및 판매하고 있는 의료 업계 관계자는 "출하가와 향후 유통 비용 등을 고려하면 환자는 최종적으로 한 펜당 80만원에서 100만원대 가격으로 구매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달에 그정도 비용이 든다면 가격 경쟁력은 크게 와닿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위고비가 가장 비싸게 처방되는 국가는 미국으로 현재 1,350달러(약 180만원) 수준이다. 반면 덴마크는 1,300~2,400크로네(약 25만~47만원), 독일은 59달러(약 8만원), 영국은 92달러(약 12만원)으로 대폭 저렴하다.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출시된 일본에서는 비만약에 보험급여가 적용되는 체계를 갖추고 있어 위고비의 가격은 4만2,900엔(약 38만원)이다. 내달 위고비의 국내 유통이 본격적으로 이뤄진 후 확정되겠지만, 현재 예상대로라면 한국은 미국 다음으로 가장 비싸게 위고비를 구매하게 되는 셈이다.

위고비가 당초 기대와 달리 기존에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삭센다를 쉽게 제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해외보다 고도비만 환자가 적은 국내 특성상, 위고비가 대폭 비싸다면 삭센다에서 갈아타려는 수요가 적을 것이란 지적이다. 초기 체질량지수(BMI)가 30kg/㎡ 이상 비만이거나, 고혈압 또는 이상지질혈증 등을 앓고 있는 환자가 아니라면 비만 자체에 대한 치료는 실손보험도 적용되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노보 노디스크의 경쟁사 일라이릴리는 GLP-1 비만치료제 '젭바운드'를 지난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처로부터 비만치료제로 허가받으면서 연내 출시가 유력해졌다. 젭바운드는 위고비보다 약 20% 더 저렴한 가격인 1,060달러(약 142만원)로 지난해 12월 미국에 젭바운드를 출시, 현재까지 시장점유율 40%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지난달에는 젭바운드의 저가 제품 또한 현지에서 출시하며 가격 경쟁력 우위 확보에 나섰다. 기존의 펜 주사제 형태의 프리필드펜이 아닌, 바이알(액상 보관 유리용기)에 든 액체를 주사기에 옮겨서 투여하는 제형을 추가한 것이다. 특히 가격이 2.5mg 399달러, 5mg 549달러 등으로 형성되면서 1,000달러를 넘는 펜형 제품의 반값 버전으로 불리며 인기를 끌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젭바운드가 프리필드펜뿐만 아니라 바이알 등 다양한 제품 라인업으로 출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편 쥴릭파마코리아 관계자는 "내달 15일 국내 도매 등 온라인 주문 접수에 돌입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구체적인 가격 등은 알려줄 수 없다"고 답했다.

이서후 기자 after@wowtv.co.kr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215/0001181284?sid=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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