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큐어 시리즈 중 하나인 '힐링 굿 프리큐어'
테마는 의사, 생명, 자연
주인공인 하나데라 노도카(큐어 그레이스)는
어릴 때부터 허약했고 자주 병에 걸림
그런 노도카는 프리큐어가 돼서 지구와 인간을 병들게 하는
악의 조직 뵤겐즈(병원균의 '병원'에서 따온 이름)에 맞서 싸우게 됨
뵤겐즈 악의 간부 중에서 노도카랑 자주 엮이는 다루이젠이라는 캐릭터가 있었음
일단 잘생긴데다가 시니컬한 성격으로 인기가 많았음
노도카와의 커플링이 제법 흥했었음
근데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짐
다루이젠은 사실 노도카를 숙주로 삼아서 성장한 존재였음
노도카가 어릴 때 병치레가 많았던 이유가 다루이젠 때문이었던 거임
이후 계속 프리큐어들과 싸우던 다루이젠은
동료 간부한테 흡수당할 위기에 처하자
노도카한테 와서 살려달라고 함
노도카는 자신의 숙주니까 노도카 안에 들어가면 자기 상처가 나을 거라면서...
노도카는 다루이젠을 뿌리쳤고 다루이젠은 노도카를 경멸함
이후 다루이젠은 스스로를 강화해서 괴수가 됐고
그 상태에서도 다루이젠은 노도카한테 자기를 노도카 몸에 들여보내달라고 부탁함
마음을 굳힌 노도카는
'필요할 때만 날 이용하지 마! 내 몸도 마음도 전부 내 거야!' 라고 대답하며 거절함
그리고 다루이젠은 마음을 바꿔서 노도카 편이 된다거나 하지 않고
최종 보스한테 흡수돼서 소멸되고 끝.
이 전개가 오타쿠들 사이에서 찬반 의견이 엄청 갈렸음.
특히 노도카와 다루이젠을 커플링으로 엮던 어른 오타쿠들이 이 전개를 엄청 비판했고
당연히 노도카 편될 줄 알았는데 충격받았다는 반응도 많았음
그리고 이 부분에 대해서 메인 각본가가 이렇게 말함
적을 병원균의 상징으로 그린 이상, 화해는 무리에요.
현실에는 병을 끌어안은 채로 '병과 공생'하고 있는 분이 많이 있습니다.
저는 감사하게도 지금까지 무거운 병에 걸린 적 없이 살아왔습니다.
그런 제 입장에서 "병과 화해하렴" 따위의 말을 할 용기는 없었어요.
힐프리가 방영된 건 코로나19로 전세계가 난리였던 2020년이었음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병으로 고통받고 있는데
병을 받아들이고 화해한다는 전개를 선택할 수는 없었을 것.
그리고 추가로 이런 말을 했음
근년의 프리큐어에서는 적과 화해해서 그들을 구제하는 결말이 쭉 이어졌다고 생각해요.
그건 정말 멋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때로 그것이 지금 세상에 퍼져있는 여자아이에 대한 사회적 압력이나 대우 등과 합체되면,
그건 여자아이들을 궁지에 모는 일이 될지도 모른다, 라고.
무의식적으로 "여자아이니까 상냥하게 행동해야 한다"라는 강요로 바뀌어서,
나쁜 사람에게 이용당해 험한 일을 당하지 않을까 하고.
물론 화해나 구제는 멋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너무 그것에 얽매여서 자신의 마음이 죽어버린다면 본말전도 아닐까요?
맞아요. 여자아이는 무엇이든 받아들여주는 여신님이 아닙니다.
보고 있는 어린 여자아이들에게도, 지금 그야 말로 다루이젠같은 존재가 없다고는 단언할 수 없습니다.
일상 속에서 여자아이니까 이용당하는 일이 있다거나... 그럴 때,
"자신을 가장 소중하게 생각해도 돼!
그러다가 비판을 받는다고 해도 프리큐어는 너희들의 편이야!"라는 말을 전하고 싶었어요.
아무쪼록 당신은 평화롭게 살아갔으면 좋겠어. 라는 바램을 담아, 1년간 해 왔습니다.
진짜 마인드 좋다고 화제됐음
글 쓰는데 참고한 트윗 : https://x.com/sumono_ura/status/18233095173143144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