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사업 구조조정에 감원 바람
SK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SK텔레콤이 직원 1인당 최대 3억원을 내걸고 퇴직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이날 배터리 업체인 SK온은 사상 첫 희망퇴직과 무급 휴직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대대적인 사업 구조 조정에 나선 SK그룹에서 감원(減員) 바람이 점점 강하게 불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23일 직원들에게 최대 3억원의 위로금을 내건 ‘넥스트 커리어’ 프로그램을 시행한다고 공지했다. 이는 2019년 처음 도입된 제도로 희망자는 2년간 유급 휴직을 할 수 있고, 휴직 후 퇴직하면 기본 퇴직금에 위로금 5000만원을 추가로 받는 것이 기존 조건이었다. 하지만 직원 평균 연봉이 1억5200만원인 고임금 구조여서 희망자가 많지 않자, 이번에 파격적으로 최대 3억원의 위로금을 내걸며 인력 감축에 나선 것이다. 회사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SK텔레콤은 꾸준히 흑자를 내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사업이 정체되고 있는데다 내부에 고연봉을 받는 고연차 구성원이 많아지면서 인건비 부담이 커졌다”며 “여기에 그룹의 구조 조정 기조와 AI(인공지능)에 투자를 집중해야 하는 상황 등이 함께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
배터리 기업인 SK온도 이날 2023년 11월 이전 입사자를 대상으로 사상 첫 희망퇴직을 받는다고 사내에 공지했다. 퇴직자에겐 연봉의 50%와 단기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또 최대 2년간 학비 지원책이 포함된 자기 개발 무급 휴직 방안도 내놨다. 2021년 출범한 SK온은 배터리 업계의 후발 주자로 격차를 따라잡기 위해 적자 속에서도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해왔는데, 최근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이 맞물리면서 결국 인력 감축에 나선 것이다. SK온 관계자는 “사업 성장세가 둔화된 상황에서 경영 효율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구성원에게 자기 개발 기회를 제공하고 새로운 선택을 하는 구성원에겐 최선의 지원을 다하겠다는 취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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