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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데스크시각] 야구의 흥행, 영화의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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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6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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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프로야구는 사상 최초로 1000만 관중을 돌파했다. 기존 야구팬에 2030 젊은 관중과 여성 등 ‘라이트팬’이 대거 유입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런데 왜 이들이 야구장으로 향했는지에 대해선 누구도 정확한 해석을 내놓지 못한다. 현상은 있으나, 근본적 원인은 찾지 못한 것이다.

프로야구 자체의 열기는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전통의 인기 구단인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가 나란히 1, 2위를 했다고 하지만 지난 시즌에도 최고 인기 구단 중 하나인 LG 트윈스가 29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야구에 무관심했던 팬들을 끌어들일 대형 이벤트도 없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야구 금메달 획득 이후 몇 년간 폭발적인 관중 증가가 나타났는데, 올해 파리올림픽에선 야구 종목이 포함되지도 않았다. 달라진 점은 하나다.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한 프로야구 중계가 유료화됐고, 유튜브나 SNS에 야구 영상을 공유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1000만 관중 돌파의 근거로 삼기엔 뭔가 부족하단 느낌이다.

시선을 외부로 돌려볼 필요가 있다. 야구를 제외한 다른 문화생활은 오히려 발길이 뜸해지기도 했다. 대표적인 게 영화 관람이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극장 관람객 수는 2019년 2억2668만명에서 지난해 1억2514만명으로 절반가량 줄었다. 코로나19로 급감한 관객 수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극장들은 비용 증가 등을 이유로 관람료를 1만4000원까지 인상했다. 여기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라는 대체재가 등장하면서 영화관에 대한 매력이 점차 반감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목할 점은 극장의 주요 고객이 2030과 여성이라는 점이다. CGV에 따르면 ‘베테랑2’ 예매고객 중 여성 비중은 54.7%이고 연령별로는 30대가 28.6%, 20대가 24.4%를 차지한다. 올해 프로야구 관중 증가의 1등 공신인 2030세대와 여성이 극장을 떠나 야구장으로 향했다는 유추가 가능하다.

문화생활 영역에서도 ‘빅블러’ 현상은 불가피하다. 빅블러는 기술의 발전 등으로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을 뜻한다. 야구장이나 극장에 가는 것은 비용을 지불하고 즐거움을 얻는 행위라는 점에서 본질적으론 동일하다. 현재 상황은 야구장에서 얻는 즐거움이 극장보다 크다는 사람이 늘었음을 의미한다. 야구장 입장료는 위치에 따라 8000~8만원까지 다양하다. 3시간 안팎 경기 동안 좋아하는 선수들의 플레이를 ‘직관’하면서 먹고 싶은 음식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반면, 극장은 과거와 같은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극장 한 번 갈 돈이면 OTT에서 다양한 작품을 한 달 동안 무제한으로 볼 수 있다. 집에서 다른 사람을 신경 쓰지 않고 자유롭게 시청할 수도 있다. 이렇다 보니 예전처럼 극장 나들이를 쉽게 하지 않는다. 꼭 볼 영화만 극장에서 보는 분위기다. 올해 ‘파묘’ ‘범죄도시4’ 등 1000만 영화가 상반기에만 2개 나왔지만, 다른 영화는 손익분기점도 넘기지 못한 경우가 많다. 유통기업인 신세계가 2021년 SK 와이번스를 인수해 프로야구 시장에 뛰어든 것도 쇼핑과 야구가 경쟁관계에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요즘은 대형 쇼핑몰 안에 쇼핑, 식당, 각종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집중시키고 그 안에서 시간을 소비하게 만드는 게 보편화됐다. 야구에 고객을 빼앗기느니 야구와 쇼핑몰을 묶어서 시너지를 내겠다는 게 신세계의 복안이었다.

영화의 위기를 극장 안에서만 찾으려고 하면 답이 없을 수도 있다. 경쟁 상대는 스포츠, 테마파크 등 사람들이 시간과 돈을 써서 즐길 수 있는 모든 오락이기 때문이다.

김준엽 문화체육부장(snoopy@kmib.co.kr)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5/0001726887?sid=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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