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돌려달라" 뉴진스 최후통첩 거절한 하이브
'뉴진스 없는 하이브' 기정사실화…주가 4%대 강세
하이브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를 돌려 달라"는 뉴진스의 최후통첩을 거절하면서, 업계에서는 '뉴진스 없는 하이브'를 기정사실화한 분위기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하이브의 실적 하향이 불가피하지만, "최소 불확실성은 가셨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26일 코스피 시장에서 하이브는 오전 10시25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4.01% 오른 16만6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하이브 주가는 지난 11일 뉴진스의 긴급 입장 발표 이후 기존 17만3900원에서 최저 15만8000원(23일 종가)까지 떨어졌다가, 이날 다시 16만원 중반대로 올라섰다.
"뉴진스 직접 관여로 '민희진 노이즈'는 마무리 단계"
이는 하이브가 전날까지였던 뉴진스의 최후통첩을 거절한 데 따른 반응으로 해석된다. 전날 하이브 소속 레이블이자 뉴진스 소속사인 어도어는 "민희진 이사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기 위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결의했지만, 대표이사직 복귀 요구는 수용 불가하다"고 밝혔다. 뉴진스의 '민희진 복귀' 요구를 공식 거부한 것이다.
앞서 뉴진스 멤버들은 긴급 입장 발표에서 어도어와 하이브를 향해 "25일까지 민 전 대표를 어도어 경영과 그룹 프로듀싱을 총괄하는 대표로 복귀시켜 달라"고 요구했다. 멤버들은 지난 23일에도 김주영 어도어 신임 대표를 직접 만나 민 전 대표의 복귀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대신 어도어는 민 전 대표 측에 '사내이사와 프로듀싱 업무 임기 보장'을 절충안으로 제시했다. 뉴진스의 남아 있는 계약 기간인 5년간 프로듀싱을 맡아달라고 제안한 것이다. 그러나 민 전 대표는 이에 대해 "말장난에 불과하다"며 즉각 반발하면서, 사실상 협상은 결렬된 상태다. 민 전 대표는 "잘못된 계약으로 프로듀싱 임기만 연장됐을 때 뉴진스의 정상적인 아티스트 활동을 보장받지 못할 것을 경계한다"며 "정상적인 아티스트의 성과를 위해 대표 직위 복귀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증권가에서는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국면"이란 평가를 내놓았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뉴진스의 직접 관여로 '민희진 노이즈'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노이즈가 길었던 만큼 이제 중요한 건 뉴진스의 향후 방향성보다 불확실성 해소 그 자체다. 어떤 결과든 주가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뉴진스 없는 하이브' 실적 하향 불가피…엔터 업계는 '활짝'
남은 시나리오는 뉴진스가 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위약금을 내고 하이브에서 벗어나거나, 어도어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준비하는 방법이다.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는 법적 분쟁이란 데 힘이 실린다. 뉴진스 멤버들은 지난 긴급 입장발표에서 하이브를 '비인간적인 회사'라고 규정하고 폭로를 이어갔다. 하이브 내에서 따돌림을 당했고, 민 전 대표의 해임이란 중차대한 사항을 언론 보도를 통해 알았으며, 멤버들의 의료 기록 등 프라이버시 유출을 막지 못했다는 등의 이유였다. 이 같은 폭로가 실제 입증된다면 향후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에서 증거로 쓰일 수 있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다만 뉴진스가 하이브의 대표 아티스트로서 실적에 기여한 부분이 상당했던 만큼, '뉴진스 없는 하이브'를 가정할 경우 실적 하향은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그동안 하이브는 2025년 BTS 복귀라는 대형 호재를 앞두고 기대감을 키워왔으나, 뉴진스와의 분쟁이 이를 희석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화정 연구원은 "향후 뉴진스의 활동을 모두 제거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할 때 하이브의 실적 추정치 하향이 불가피하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28만원에서 27만원으로 4% 낮춰 잡았다.
이날 증권 시장에서도 하이브의 주가 상승률이 경쟁사 대비 월등히 높은 편이라고 할 순 없다. 같은 시각 JYP Ent.는 5.05%, 에스엠은 4.05%,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3.07%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 24일 발표된 '코리아 밸류업 지수' 편입 종목 명단에 에스엠과 JYP Ent.가 이름을 올리면서, 엔터테인먼트 업계 전반에 자금 유입 기대감이 번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규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JYP와 SM의 밸류업 지수 편입은 연초부터 연기금 및 외국인 투자자의 비중 축소가 이어지던 엔터 산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확률이 높다"고 분석했다.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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