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기대에 부풀어 새 시즌을 열었던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가 올해도 나란히 가을야구 초대장을 받지 못했다.
롯데와 한화가 잡고 있던 실낱 같은 희망은 24일 모두 사라졌다. 포스트시즌 탈락 확정 트래직 넘버 '1'만 남겨놓고 치른 경기에서 롯데는 KT 위즈에, 한화는 키움 히어로즈에 패했다.
이로써 롯데는 2018년부터 7년 연속, 한화는 2019년부터 6년 연속 포스트시즌 탈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두 팀 모두 순위 싸움이 가장 치열하게 펼쳐진 9월 들어 흐름이 꺾인 게 아쉬웠다. 롯데는 9월 승률 7위(0.474), 한화는 8위(0.421)에 머물며 승부처에서 기를 펴지 못했다.
여느 때보다 희망차게 출발했던 만큼 상처는 쓰라리다.
몇 년째 실패가 반복되고 있는 롯데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김태형 감독을 영입했다. 김 감독은 2015년부터 2022년까지 두산 베어스를 지휘하며 KBO리그 최초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끈 '우승 청부사'다.
카리스마가 대단한 김 감독이 롯데의 체질 개선을 이루며 강팀으로 변화시킬 것이란 기대가 높았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롯데는 개막 직후 빠르게 순위표 하단으로 밀려났다. 4월까지 승률 10위(0.276)에 그치면서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시즌 중반에 들어 반격에 나서기도 했지만 이를 꾸준히 끌고 가지 못하고 다시 기복을 보이며 어려움을 겪었다.
찰리 반즈, 애런 윌커슨 등 외국인 원투 펀치가 제 역할을 하고,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가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휘저었지만 역부족이었다.
박세웅, 나균안 등 믿었던 선발 투수들은 부진과 자기 관리 문제 등으로 고전했다. 시즌 초박 두각을 드러내던 신인 투수 전미르도 팔꿈치 염증으로 6월 이후 1군에서 자취를 감췄다. 이들을 대신할 새 얼굴도 마땅치 않았다.
한화는 시즌 전부터 미국 메이저리그(MLB) 생활을 정리하고 돌아온 류현진의 합류로 떠들썩했다.
3월까지 7승 1패로 고공질주하며 기대가 현실이 되는 듯했지만 이후 빠르게 추락했다. 5월에는 지난 시즌 중반 선임한 최원호 감독을 경질하며 지체없이 새 판을 짜고, 베테랑 김경문 감독을 선임했다.
김 감독 합류에도 한화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김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치른 84경기에서 5할 승률을 일구지 못하며 이 기간 7위(승률 0.494)에 그친다.
새 새령탑이 시즌 중반 합류하면서 팀의 밑그림을 그리기가 쉽지 만은 않았다. 여기에 검증된 투수라 여겼던 리카르도 산체스, 펠릭스 페냐가 부상, 부진 등으로 제 몫을 하지 못하는 등 외국인 선수 농사에서 쓴맛을 봤다.
올해도 가을야구 구경꾼으로 밀려난 두 팀의 시선은 으레 그렇듯 내년으로 향한다. 올해 얻은 소득이 있다는 점은 그래도 위안이다.
롯데는 윤동희, 손호영, 고승민, 황성빈, 나승엽 등 젊은 타자들의 성장으로 더 탄탄한 타선의 뼈대를 세울 수 있게 됐다.
한화의 2년 차 투수 김서현은 유망주의 껍질을 벗기 시작했고, 주현상은 한 단계 도약해 팀의 든든한 마무리 투수로 자리를 잡았다.
물론 내년 더 강한 시즌을 보내기 위해선 보완할 점이 더 많다. 포스트시즌에 나선 팀들보다 빨리 한 해를 마감하게 된 두 팀의 가을은 더 분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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