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윤선 기자 = 추석 연휴 첫날이었던 지난 13일 비 내리는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1년 365일 번잡한 왕복 10차선 횡단보도를 수동 휠체어에 탄 한 남성이 보호자도 우산도 없이 혼자 건너고 있었다.
남성이 절반도 채 건너지 못했는데 신호등의 파란불이 깜빡거리기 시작했다.
늦은 밤 시간대라 어두운 데다 빗줄기가 굵어 그를 미처 못 본 건너편 차량이 신호가 바뀐 것만 보고 출발한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이 광경을 유심히 살펴보던 한 버스 기사가 있었다.
이 기사는 운전 중이던 버스에서 나와 빠른 속도로 달려 휠체어에 타고 있던 남성을 인도까지 데려다준 뒤 다시 버스 운행을 시작했다.
심상치 않은 상황을 감지한 그는 안전벨트를 풀고 잠깐 뒤편을 바라본 뒤 한달음에 뛰어 내려갔다. 걸린 시간은 불과 5초 남짓. 이어 기사는 휠체어 시민과 함께 횡단보도를 내달렸다.
이 같은 버스 기사의 몸을 사리지 않은 선행이 온라인에서 소소히 퍼지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어린이, 세 번째 사람' 등을 쓴 김지은 아동문학평론가는 마침 이 장면을 목격했다며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김씨는 "폭우 속 휠체어를 탄 분이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반도 못 건넌 상황에서 점멸이 시작됐다"며 "(이때) 정차 중이던 버스 기사님이 (버스에서) 튀어나와 휠체어를 안전지대까지 밀어드리더니 흠뻑 젖은 채 버스로 복귀하셨다. 번개맨 같았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휠체어와 하트 이모티콘과 함께 "470번 1371호 감사하다"고 했다
https://v.daum.net/v/20240926073113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