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수사 결과 고등학교 친구 및 직장 선·후배 사이로 만난 주범 15명은 모두 직장을 다니며 생계에 어려움도 따로 겪지 않았지만, 총책이 베트남에서 호화 생활을 이어 나가는 모습을 보고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청은 지난 20일 베트남에 거점을 두고 모바일 스미싱 범죄를 저지른 조직을 무더기로 검거했다. 피해자는 230명에 피해액이 100억대로 같은 범죄 피해액 중 역대 최대 규모라고 경찰은 밝혔다. 이 조직은 베트남 호찌민시 일대에 거점을 두고 청첩장·부고장·택배문자·주민등록증 발급 등을 모바일로 발송해 링크를 누르면 악성프로그램을 설치하는 수법으로 피해자들의 계좌에서 돈을 빼냈다.
여성 BJ에 4000만원 후원...범죄 수익으로 호화생활
30대 남성인 총책 A씨는 한국에서 휴대폰 대리점을 운영하며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에 유심을 넘기는 일을 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대포 유심을 지속적으로 넘긴 정황이 경찰에 포착되고 수사 선상에 오르자 2018년 베트남으로 도피 생활을 이어 나가며 스미싱 범죄 조직을 꾸리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A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베트남에서 고급 리조트에서 지내며 슈퍼카 등 여러대를 몰고 다니는 모습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그 중에는 아프리카TV의 여성 BJ에게 4000만원 상당의 별풍선(후원금)을 보내고 과시하는 내용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A씨는 “BJ를 베트남 호화 별장에 직접 초대해 같이 여행도 다녔다”고 과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고등학교·고향 친구들에게 함께하면 가담하면 범죄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설득한 것으로 조사됐다. “텔레그램을 통해 범행을 저지르니 절대 붙잡힐 일 없다”고도 주변인들을 포섭하기도 했다. 결국 A씨의 호화로운 생활과 가담하라는 유혹에 14명이 넘어갔다.
피해자 대다수가 50·60...퇴직금 잃어
경북경찰청 수사 결과 이들은 생계에 어려움을 겪지 않는 직장인들로 파악됐다. 대기업 직장인도 포함됐다. 사기 등 전과 내역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총책 A씨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 등을 보며 돈을 더 벌고 싶어서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범죄 수익으로 적게는 300만에서 많게는 1000만원 정도의 수익을 낸 것으로 조사됐다.
스미싱 범죄 피해자는 대부분 50·60대로 범행으로 퇴직금을 잃은 경우도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북청 관계자는 “피해자들은 이런 모바일 청첩장이 생소하거나, ‘지인이 돌아가셨다’는 부고 연락을 많이 받는 연령대인데 이런 신종 범죄에도 취약해서 속을 수 밖에 없었다”며 “범행 수법이 점차 고도화 되는 만큼 문자에 URL 링크가 첨부된 경우 클릭하기 전에 다시 한번 확인할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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