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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상병 전역날' 하루 앞둔 어머니 "도저히 용서 안 돼"

무명의 더쿠 | 09-25 | 조회 수 1095
채 상병 어머니는 25일 오전 '대한민국 순직 국군장병 유족회' 홈페이지에 '그립고 보고 싶은 아들에게'라는 제목의 편지를 올렸다.

그는 이 편지에서 "입대하던 날 포항 시내 거리마다 온통 벚꽃이 만개해 너무나 예뻐서 몇 번이나 아들과 환호성을 지르던 것이 주마등처럼 스치는데 1292기수의 1012명 중 아들만 엄마 품으로 돌아올 수 없게 되어 목이 메인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이 (살아서) 군 생활을 하고 있었으면 아들이 좋아하는 음식도 많이 만들어 놓고, 어느 음식점을 갈지 여러 군데 검색도 하고, (전역 전날) 미리 숙소 예약하고 아들을 만나서 아빠랑 내려올 텐데"라며 "다른 동기들이 다 누리는 작은 기쁨마저 우리는 누릴 수 없어 가슴이 터질 것만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이해할 수 없는 건 안전장비가 준비 안 돼 있으면 (하천에) 투입지시를 하지 말았어야지 육군은 위험을 감지하고 철수했는데 왜 해병대는 강행하여 아들이 돌아올 수 없게 됐는지 정말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현장에 있던 지휘관들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더해 "힘도, 내세울 것 없는 엄마지만 아들 희생의 진실을 밝히는 것만이 엄마가 그나마 살아야 할 이유"라며 "긴 시간 동안 자기 본분을 다해 진실을 밝히기 위해 모든 걸 걸고 있는 분들처럼 엄마도 힘내 볼게 사랑해 아들"이라고 편지를 끝맺었다.


윤 일병 어머니도 위로 "진실 이길 때까지 함께 하겠다"

채 상병은 지난해 7월 구명조끼 등 안전장비 없이 경북 예천 지역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작전 과정에 투입됐으나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사망사건을 11개월간 수사한 경북경찰청은 임성근 당시 해병대 1사단장(직권남용,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을 무혐의 처분하고 중간 관리자 6명만 업무상과실치사의 공동정범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수사결과에 반발한 유족은 이의신청서를 제출했다. 사망사건과 별개로 채 상병 수사외압 의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수사하고 있다.

한편 이날 진행된 박정훈 대령(사건 초기 해병대 수사단장으로서 수사를 진행하다 항명 등 혐의로 기소)의 재판에 참석한 이른바 '윤 일병 사건'의 유족도 채 상병 유족을 위로했다.

고 윤승주 일병의 어머니 안미자씨는 이날 재판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내일이 채 상병이 살아 있었다면 부모 곁으로 돌아왔을 전역 날이라고 한다"라며 "이곳에 있는 (군 사망사고 희생자의) 엄마·아빠들은 한 번씩 마음이 무너져 내려본 날"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시간 채 상병 부모님이 어떤 마음일지 걱정된다. 채 상병이 전역했을 날이 다 되어가도록 이 싸움이 계속되고 있는 현실이 믿기지 않는다"라며 "나라 지키라고 데려가 놓고 건강히 돌려보내지도 못 했으면서 그 이유조차 밝히지 않을 거라면 이 나라는 뭐하러 존재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대령이 무죄를 받는 것이 곧 정의를 바로 세우는 일"이라며 "비열한 권력을 박 대령의 양심이 이길 때까지, 진실이 거짓을 이길 때까지 곁에서 함께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47/0002446971?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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