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하거나 특혜가 있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 감독
"(감독 선임과정에서) 음모나 불공정은 없었다." -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
당사자들의 부인에도 한국 축구 국가대표 감독 선임 불공정·특혜 의혹은 증폭됐다.
홍 감독은 24일 오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질의에 증인으로 출석해 '본인의 선임 과정이 객관적이고 투명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불공정하거나 특혜가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제가 한 번도 대표팀 감독을 한다고 얘기하지 않았다.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에서 나를 1순위로 올렸다고 들었기 때문에 감독직을 수락한 것"이라며 "내가 2순위나 3순위였다면 안 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월 대한축구협회(KFA)는 클린스만 전 감독 경질 직후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를 새로 꾸렸다. 정해성 신임 위원장 체제의 전력강화위원회는 홍 감독을 비롯해 거스 포옛, 다비드 바그너 등 외국인 감독을 최종 후보 3인으로 올렸다.
그러나 선임 과정은 지체됐고, 정해성 당시 전력강화위원장은 중도 사퇴했다. 더해 감독 선임 권한을 넘겨받은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외국인 후보와 달리 면접·발표도 없이 홍 감독을 선임하면서 절차적 하자 논란도 불거졌다.
이날 국회에선 '이 이사가 밤 11시에 홍 감독 자택 앞 카페를 찾아가 부탁하다시피 면담했는데 특혜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홍 감독은 "부탁이라는 말은 맞지 않다"며 "이 이사의 역할이 감독 후보와 접촉하고 협상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이사가 감독을 결정할 자격이 없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홍 감독은 "정 위원장 사퇴 이후 전력강화위원회의 역할이 끝났다고 볼 수 있지만, 문제는 없다"고 단언했다.
앞서 협상이 결렬된 제시 마시 후보의 경우 (연봉 등이) 비싸서 포기한 게 맞나"라며 "제시 마시로서는 상당히 낮은 금액을 제시했다고 들었는데 (이전에 해임된) 클린스만 감독의 연봉이 30억 원 정도였다고 한다. 그것과 비교했을 때 제시 마시가 과다한 연봉을 요구한 게 맞나"라고 지적했다.
축구협회 감독 선임 문제를 폭로한 축구 국가대표 출신 박주호 전 전력강화위원은 "협상 진행 상황은 잘 모르지만 (최초로) 제가 (제시 마시와) 이야기했을 때 '돈은 중요하지 않다'면서 한국 축구의 발전, 명예, 위로 올라가는 것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했다"고 강조했다.
홍 감독은 '절차 위법성이 밝혀질 시 사퇴 의사가 있냐'는 질문에는 "월드컵 예선을 코앞에 두고 있고 불공정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감독으로서 남은 기간 월드컵에서 좋은 결과를 내는 게 내 임무"라고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정몽규 회장도 이번 논란을 '의혹'으로 규정하며 "음모나 불공정은 없었다"고 말했다.
김화빈 기자
유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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