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를 이용하는 한 중증장애인이 항공기와 연결된 계단차에서 기어 내려가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휠체어 승하기를 지원하는 교통약자석을 예매했음에도 항공사 측은 공항에 도착해서야 가용한 리프트카가 없다며 손을 뺐는데, 이 장애인의 가족들은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김유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비행기 계단차에 앉은 한 40대 남성이 팔로 난간을 잡고 위태롭게 기어 내려가기 시작합니다.
힘에 부치는지 숨을 고르며 천천히 엉덩이로 계단을 밀어냅니다.
지난 7월 29일, 이스타항공을 타고 제주공항에 도착한 중증장애인 A씨는 계단 앞에서 좌절감을 느껴야 했습니다.
휠체어로 탑승과 하기를 지원하는 교통약자석을 예매했는데, 정작 도착해서는 리프트카도 없이 계단을 이용해야 했던 겁니다.
<중증장애인 A씨 누나> "(데리러 왔는데) 애가 휠체어에서 일어나질 못하는 거예요. 부들부들 떨면서. 내가 진짜 억장이 무너지더라고요."
이스타항공 제주지점은 자체 보유한 리프트카가 없어 필요 시 다른 항공사의 장비를 빌려 사용하고 있는데, 당시엔 이용 가능한 리프트카가 없었다는 게 항공사 측의 해명입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 항공사는 공항 측에 탑승교가 있는 게이트로 주기장을 변경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지만, 그마저도 하지 않았습니다.
<제주공항 관계자> "항공사가 요청하면 주기장 배정을 바꾸는 시스템이고요. 그 당시에 요청이 없었습니다."
출발 전 탑승교가 배정된 다른 항공편으로 변경하는 방법도 있는데, 항공사 측은 이에 대해서도 안내하지 않았습니다.
<중증장애인 A씨 누나> "미리 휠체어라든지 다 얘기를 한 일인데. 우리만 이런 일을 겪었을까요? 과연. 장애인은 집에만 있어야 되는 건 아니잖아요."
이스타항공 측은 "제주지점에 리프트카 도입을 적극 검토 중"이라면서도 시기는 미정입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422/0000683737?sid=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