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여성 많은 X서 피해 규모에 공분
텔레그램방 10초 만에 찾아... "곳곳 만연"
딥페이크 성범죄가 각계에 만연하다는 사실을 처음 전한 한겨레 보도가 X(옛 트위터)에서 1300만 회 넘게 노출됐다. 피해자층인 젊은 여성들이 X를 많이 사용하는 데다 가해자가 수십만명이라는 보도 내용이 크게 반향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해당 보도를 한 기자는 일부의 일탈이 아니라 구조적 성차별이 범죄로 표출된 또 한 번의 사례로 이번 사태를 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겨레가 X에 올린 <딥페이크 텔레방에 22만명…입장하니 “좋아하는 여자 사진 보내라”>가 24일 기준 타임라인 노출 수 1374만 회를 기록했다. 보도 당일인 8월22일 게시돼 첫날 4만여명에게만 노출됐다가 사흘 동안 227만명으로 늘더니 닷새 만에 1300만명을 넘었다.
기사를 공유한 이들은 “이 정도면 (가해자 중에) 아는 사람 분명히 있다, 누굴 믿느냐”며 텔레그램방 한 곳에만 22만명이 있었다는 내용에 놀라고 분노했다. X는 다른 SNS보다 2~30대 여성이 비교적 많이 이용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X에서 제공하는 번역 기능을 통해 여러 나라에서도 게시글을 읽고 비판 의견을 보내기도 했다.
박 기자는 “불법합성물로 만들 표적을 찾는 방이 지역마다, 중고등학교마다 있다고 하니 다들 자기가 피해자가 됐을까 싶어 인터넷을 헤매기도 했다”며 “가해자가 이 정도 규모면 피해자는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딥페이크 피해자는 가까운 누군가 자기 사진을 합성하지 않았을지 의심해야 하고 영상이 얼마나 퍼졌을지 두려워하는 고통을 겪는다.
딥페이크 성범죄는 일부가 저지른 문제라며 축소하려는 여론에 대해 박 기자는 “5년, 10년 전에도 비하표현이든 불법촬영이든, 딥페이크든 여성 모욕은 방식만 바꿔가며 항상 있었다”며 가장 밑에 있는 성차별 인식을 어떻게 바로잡을지가 바로 논쟁해야 할 지점이라고 짚었다.
이런 관점에서 그는 “또래를 상대로 가해한 10대들도 어느날 갑자기 괴물이 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이 정도는 무심코 한 장난’이라며 가볍게 여기고 사회가 방치한 사이 기술은 빠르게 발전했다”며 “불법합성이 성범죄라는 사실부터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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