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의대 준비?” 2학기 서울대 1학년 813명 무더기 휴학…자연계 4명 중 1명
수능 D-50, 서울대 1학년 휴학생 800명으로
공과대, 첨단융합학부…간호대까지 대거 이탈
의대 이탈 방지 면접도 무용지물…교수들 “허탈”
[서울대·고민정 의원실 자료]
수험준비를 하는 학생들의 모습 [연합]
종로학원이 제공한 2024학년도 서울대 학과별 선발인원과 휴학생 규모를 따져본 결과. 자연계 1학년은 4명 중 1명꼴로 휴학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연계는 단과대 소속 학과가 모두 자연계인 ▷공과대학 ▷자연과학대학 ▷첨단융합학부를 대상으로 분석했다.
공과대는 올해 852명을 선발해 이중 27%(226명)이 휴학했다. 자연과학대는 254명을 올해 선발했는데 26%(66명)이 휴학했으며 첨단융합학부는 218명을 선발해 17%(36명)이 휴학했다. 이들 3개 단과대 휴학을 합쳐서 보면 선발인원 1324명 중 25%(328명)이 휴학했다.
의대를 제외한 다른 의학계열에서도 1학년 휴학생이 늘었다. 특히 간호대는 선발인원 63명의 63%에 달하는 40명이 휴학했다. 수의과대와 약학대는 각각 40명, 63명 중 40%(16명), 12명(19%)가 휴학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100% 의대 입시를 염두에 두고 준비하는 인원으로 보면 된다”고 분석했다. 간호대의 경우 여기에 의정갈등 국면에서 경영이 어려워진 병원들이 간호사 채용을 대폭 줄인 영향까지 겹쳤다.
서울대 내부에서도 이 같은 추세는 사실상 막을 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첨단융합학부는 첨단 인력 양성을 위해 30년 만에 정원을 늘려 만든 218명 규모의 대형 학부인데, 의대 입시로 인재 이탈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입시 업계에 따르면 첨단융합학부 선발 당시 면접 질문으로는 ‘의대 반수를 염두에 두고 있느냐’는 등 의대 이탈 가능성이 있는 지원자를 추려내기도 했다. 서울대의 한 공과대학 소속 교수는 “공대 교수들 사이에선 나같아도 아들 의대 보낸다, 손 쓸 수가 없다는 자포자기 분위기가 강하다”고 털어놨다.
한편 2025학년도 입시 일정이 시작돼 최근 수시 원서접수 일정까지 마무리된 가운데, 입시 업계에선 올해를 의대 입시에 도전할 수 있는 사실상의 마지막 기회로 보고 있다. 정부는 내년을 시작으로 매년 증원을 이어간다는 계획이지만 의료계 반발이 계속되고 있어 2026학년도부터는 의정 합의에 따라 증원 규모가 대폭 줄어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박혜원 k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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