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인공의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고행길이 드디어 마침표를 찍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자체 최고 시청률 경신으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배우 임수향, '미녀와 순정남'이다.
KBS 2TV 주말드라마 '미녀와 순정남'이 지난 22일 방송된 마지막회(50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미녀와 순정남'은 하루아침에 밑바닥으로 추락하게 된 톱배우 박도라(임수향)와 그녀를 사랑하고 다시 일으켜 세우는 드라마 PD 고필승(지현우)의 인생 역전을 그린 로맨스 성장 드라마다.
'미녀와 순정남'은 2022년 3월 종영한 KBS의 인기 주말극 '신사와 아가씨'의 김사경 작가와 주인공 지현우의 재회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방송 후 시청률 부진이 이어졌다. 최종회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이하 동일 기준)이 21.4%를 기록, 자체 최고 시청률로 퇴장하게 됐다. 앞서 42회(8월 25일)가 기록한 시청률 20.5%에 이어 두 번째다. 체면치레는 했다.
'미녀와 순정남'은 총 50회 중 2회를 제외하고, 48회 모두 시청률 10%대에 머물렀다. 전작 '효심이네 각자도생'의 자체 최고 시청률 22.1%(39회, 47회, 49회)를 넘어서지 못했다. 시청률 20% 돌파도 단 2회 뿐일 정도로 극심한 시청률 부진에 빠져있었다. 예전과 달리 KBS 주말극을 향한 시청자들의 관심이 사그라들었다. 여름 폭염과는 정반대로, KBS 주말극은 냉기가 가득했다.
'미녀와 순정남'이 지독한 침체를 겪었지만, 여주인공 임수향의 열연만은 빛났다. 극의 타이틀롤이자 여주인공 박도라 역을 맡았던 임수향의 활약은 '생고생'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혹독했다. 나락으로 떨어진 후, 재기하기까지 과정은 '고행'의 연속이었다.
임수향은 극 초반 공진단(고윤)이 씌운 스폰서 누명으로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결정타를 맞았다. 이후 모든 것을 포기하고 목숨을 내던졌지만, 김지영으로 새 삶을 살게 됐다. 박도라로 살던 때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순박하고, 자유분방한 삶을 김지영이란 이름으로 경험할 수 있었다. 기억을 잃고 살게 된 삶은 짠했지만 응원을 유발했다. 특히 김지영이 된 임수향은 감칠맛 나는 사투리 연기로 안방극장에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개인 교습까지 받은 사투리 연기는 보는 재미를 더했다. 여기에 지현우와 새롭게 만들어 가는 티격태격, 달짝지근한 로맨스는 울화통 터졌던 극 전개의 전환점이 되기도 했다.
극 후반에 임수향은 또 다시 곤경에 빠진 상황에 내몰렸다. 공진단의 집착, 엄마 백미자(차화연)의 착취에 흔들리게 된 것. 이에 잃었던 기억도 서서히 되찾으며, 자신을 힘들게 했던 이들에게 통쾌한 한방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한방이 없는 게 반전이었다. 임수향보다 지현우가 일을 해결해 내는 역할이 더 컸기 때문. 또 다시 고행길에 빠지고 낙담하고, 슬퍼하는 여주인공이 된 임수향이었다. 종영을 앞두고는 하반신 마비라는 설정까지 소화해내야 했다. '설마, 끝까지 고난?'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가혹한 인생을 헤쳐나가야 하는 박도라를 연기한 임수향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임수향은 1인 2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캐릭터 연기와 이에 뒤따른 희로애락 감정 소화까지 했다. 오롯이 연기로, 지현우를 비롯한 배우들과 호흡으로 '미녀와 순정남'을 이끌어 왔다. 작품에 대한 아쉬움은 컸지만, '배우 임수향'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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