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처음 K팝을 들었을 때) 내 안에서 어떤 감정이 들게 그 노래가, 가사가 전달되는 거예요. 그때부터 그냥 K팝이 좋았어요. (북한에서는) 장군님, 그러니까 누구 한 명을 칭송하는 그런 노래만 부르고 들으니까…”
K팝 열풍은 가장 폐쇄적인 나라인 북한도 피해 가지 않았다. 여러 보고와 증언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은 K팝을 비롯해 드라마, 영화 등 한국 문화 콘텐츠를 접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탈북한 김석(24)도 그들 중 한 명이다. 접경 지역에 살았던 김 씨는 중국으로부터 밀수된 CD, USB, SD카드 등을 통해 K팝을 상대적으로 쉽게 접할 수 있었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남성 듀오 UN의 '선물'이다.
"그 노래를 들으면서 엄마 생각이 났어요. 제가 커서 엄마랑 좀 오래 떨어져 살았거든요. 엄마한테 뭔가 힘이 되지 못하고, 제대로 챙기지 못한다는 그런 감정이 들었어요."
하지만 2013년 탈북한 유혁(24)을 비롯한 많은 북한 주민에게 K팝은 '사치'에 불과하다. 유 씨는 어릴 때부터 소위 말하는 거지, 즉 '꽃제비' 생활을 했다. 당시 그의 최대 목표는 굶지 않고 매일 살아남는 것이었다.
같은 북한 출신이어도 생활 환경이 크게 달랐던 두 사람. 한국에서 같은 K팝 그룹 멤버로 데뷔하는 건 더더욱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이들은 중국계 미국인 케니(영문명 에릭 하오, 22), 일본 출신 무라타 아이토(19)와 함께 K팝 그룹 '1VERSE'(유니버스)로 연말 미국 데뷔를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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