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강원FC 홈구장인 강릉종합운동장은 지난 3일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선정한 ‘하나원큐 K리그1 2024’ 2차 클럽상 그린 스타디움으로 선정됐다. 지난 시즌 3차 수상에 이어 2년 연속 K리그 최고의 그라운드로 평가받은 것이다. 그린 스타디움은 그라운드 잔디 관리를 최상으로 해낸 구단 홈경기장에 주어진다.
최근 프로답지 못한 K리그 각 경기장 잔디 상태가 축구계를 넘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는 만큼 강릉종합운동장의 자부심은 크다. 중심 구실을 하는 건 강릉시문화체육시설사업소에서 잔디관리 및 대관을 담당하는 최국헌(53) 주무관이다.
‘데쳐지는 현상’은 K리그가 열리는 국내 대다수 축구전용경기장이 그렇다. 2002 한·일월드컵에 맞춰 지어진 다수 경기장은 지붕을 둔 돔구장 형태. 겉보기엔 아름답지만 그라운드가 대부분 지하에 놓여 있다. 통풍 등 잔디 생육과 관련한 과학적 접근이 이뤄지지 않은 채 설계됐다. 최 주무관은 “물은 기계적으로 해결하나 그라운드에 지하에 설계되면 통풍이 안 된다. 한여름 선풍기 틀어도 더운 바람이 나오지 않느냐. 일조도 떨어진다. 기계로 해결해도 자연을 따라갈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유럽에서 주로 사용하는 켄터키 블루그래스를 들여왔다. 한지형 잔디로 고온다습한 국내 기후에 견디지 못해 훼손이 심각해졌다. 최 주무관은 “켄터키는 26도 이상이면 생육을 멈추는 특성이 있다. 동남아시아처럼 고온에 버티는 잔디를 대안으로 꼽는데 그 역시 봄, 가을엔 색이 노랗게 변해서 푸른 그라운드 유지에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K리그 경기장 잔디가 고르지 않은 것을 두고 대다수 관리 주체가 시설관리공단 등 지자체여서 축구에 포커스를 둔 책임 의식이 부족하다는 견해가 따른다. 최 주무관은 강원 구단 관계자부터 ‘축구인보다 더 축구인’같은 존재다. 강원 커뮤니케이션팀 이현용 과장은 “리그 잔디 관리에서는 최고 전문가이고 책임감이 강한 분”이라며 “몇 년 전 보직 순환으로 잔디 업무를 떠난 적이 있는데, 당시 그라운드 상태가 좋지 않았다. 돌아오신 뒤 다시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을 보면 명확한 노하우를 지녔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잔디 이슈의 발화 지점인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유명 가수 콘서트장으로도 활용, 축구 팬 사이에서 볼멘 소리가 나온다. 최 주무관은 “당연히 사람이 몰려 잔디를 밟으면 악영향을 끼친다. 눌린 상태에서 물을 주면 배수가 안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역 각종 행사 거점 구실하는 강릉종합운동장은 어떠할까. 최 주무관은 “일반 체육 행사는 대관하는데 공연 등은 가능하면 받지 않고 있다. 시장께서 관리자 입장을 반영해준다. 프로가 쓰는 축구장은 체육 외 목적으로 쓰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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