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의료계 블랙리스트’를 작성·게재한 혐의로 구속된 사직 전공의 정모씨를 위한 후원금 모금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의료 현장에 복귀한 전공의 등의 신상 정보를 유포한 가해자를 피해자보다 두둔한다는 비판이 의료계 내부에서도 나온다.
23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전국의대학부모연합(전의학연)은 지난 22일 정씨의 가족을 만나 특별회비 1000만원을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변호사 선임 등을 돕겠다는 명목이다. 전의학연은 이날 공지문에서 “짝퉁(가짜) 과학에 근거해 던진 2000명이라는 숫자로 의대생들은 물론 전공의들이 함께 너무나 큰 상처를 입고 있다”며 “끝까지 그들을 보호하고 지켜야 할 어른은 우리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추가 특별회비 모금과 탄원서 제출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의사‧의대생 등이 이용하는 커뮤니티 메디스태프 등에서도 구속 전공의를 위한 후원 독려가 이어지고 있다. 특정 계좌로 5만원~100만원의 후원금을 송금했다는 댓글들이 ‘인증’ 방식으로 연이어 올라왔다.
후원 모금 행렬은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대하는 의료인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앞서 지난 21일 정씨를 면회한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구속된 전공의와 리스트에 올라 피해를 본 전공의들 모두 정부가 만든 피해자다”라고 주장했다. 전공의 자녀를 둔 50대 A씨는 “부모 대다수가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 의대 증원 개악의 희생자인 셈”이라며 “법적 근거가 없는 구속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고 전했다. 지난 22일 한 의사는 의사 전용 커뮤니티 메디게이트에 “구속된 전공의는 사법농단에 희생된 의료계 잔다르크”라며 “우리가 정부에 패한 게 아니라, 전공의들의 강철대오는 더 단단해졌고 봉직의·개원의의 각성을 끌어내 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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