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경찰서는 지난 19일 재물손괴 혐의로 30대 남성과 20대 여성을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은 지난 15일 “성동구 한 전시회장에서 누군가 예술 작품에 낙서했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섰다. 사건 당일부터 전시회장 인근 폐쇄회로(CC)TV를 살피는 등 범인을 쫓아 나흘 만에 피의자 한 명의 주거지를 특정했다. 이후 또 다른 피의자는 직접 자수했다고 한다.
경찰 조사 결과, 두 사람은 서로 아는 사이였다. 이들은 경찰에 “예술작품인지 몰랐다”고 진술하며 범행을 시인했다고 한다.
앞서 유튜브 채널 ‘아이고바트’(iGoBart) 운영자 바트 반 그늑튼(31)씨는 지난 15일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작품이 전시 중 훼손됐다고 썼다. 그는 “이 지도에 피땀과 눈물을 흘리고 돈을 투자했는데 누군가가 이렇게 망가뜨리다니 충격”이라며 “이 메시지를 읽으셨다면 자수하시라. 당신은 팬이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그늑튼씨는 성수동에서 이달 9일~23일 자신이 방문한 서울의 동(洞)을 여러가지 색으로 칠한 지도를 전시할 계획이었다. 그는 전시 기획 의도를 “서울의 잘 알려지지 않은 동네들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고자 한다”며 “방문자들이 이런 숨겨진 공간들을 탐험하고, 곧 사라질지도 모를 이곳들을 함께 기록하고 보존할 수 있도록 영감을 주고싶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시를 시작한 지 엿새 만에 일부 관람객들이 낙서를 하면서 전시는 예정보다 빨리 막을 내렸다. 그늑튼씨가 인스타그램에서 공개한 사진 속 지도에는 “오빠 사랑해♡”, “오XX 앨범 파이팅!”, “한XX 고생 끝 행복 시작 응원한다” 등 글씨가 빨간·초록색 펜으로 적혀 있었다. 그늑튼씨는 게시물에서 “저는 오늘(15일)을 이 전시회의 마지막 날로 결정했다”며 “더 이상 지도가 안전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https://naver.me/FQVTard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