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지난달 초, 여행사를 통해 두바이로 여행을 떠난 김광준 씨.
매일 일정을 소화하던 중, 하루는 호텔에서 씻고 나오다가, 화장실에서 넘어졌습니다.
[김광준 / 여행사 이용객 : 아침에 관광 일정은 다 소화했어요. 다 이제 따라다니고 남한테 피해 안 줄 정도로. 가이드가 오더니 병원 안 가보셔도 되겠냐고.]
그러다 가이드와 함께 병원을 찾았는데, 갈비뼈에 금이 갔고 폐에 공기가 찼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김 씨는 간단한 진단만 받고 한국에서 치료받겠다고 얘기했지만, 여행사에선 보험이 된다며 입원을 권유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하루 병원 치료를 받았는데 비용은 무려 천오백만 원이나 나왔습니다.
[김광준 / 여행사 이용객 : 가이드가 먼저 자기들이 보험을 들어놨으니까 비용은 걱정하지 마시라고…. 보험을 너희가 들었다고 하니까 지급보증을 해줘라. 그럼 내가 한국 가서 줘도 되고. 그런데 안 된대요. 일단 먼저 내가 내야 한대요.]
김 씨는 어쨌든 한국에 돌아와야 하다 보니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비용을 냈습니다.
그런데 뒤늦게 확인해 보니, 보험 한도는 5백만 원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천만 원은 꼼짝없이 자부담하게 된 것입니다.
국내 병원에서는 두 달가량 쉬면 된다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이에 김 씨는 여행사가 병원비나 보험 한도 등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은 채, 불필요한 치료를 받게 했다고 항의했습니다.
반면 여행사는 나이가 많은 고객이 다쳤는데 치료를 받도록 얘기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또 가이드가 현지에서 사실 확인서까지 받았으니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최근 법원에선 여행 상품을 이용했다가, 안전사고나 질병이 악화할 경우 여행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결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여행사는 고객에게 병원 치료를 권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이원 / 변호사 : 여행사가 고객들의 병원 진료에 대비해서 진료 비용이라든지 입원 치료 필요성에 대해서 고객과 병원 사이에서 충분히 연계해서 상의했는지가…. 사실 확인서만으로는 불충분하게 이제 봐야 하고. 여행사에서 뭐 자꾸 이제 확인서를 써달라고 하면 어쩔 수 없이 써주는 경우가 많아서.]
전문가들은 해외로 장기여행을 갈 땐 상해보험 한도 등을 꼭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또 현지에서 치료를 어떻게 받을 건지 확실하게 여행사와 협의해야 갈등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