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종강 파티’ 후 수의학과 여대생 실종…아버지 “살날이 얼마 없지만 꼭 찾겠다”[전국부 사건창고]
4,120 31
2024.09.21 18:29
4,120 31
18년간 실종 딸 애타게 찾는 노부부
경찰 ‘현장 청소’ 놔둬 초동수사 망쳐
“더 이상 딸을 기다릴 기력조차 없는 노인이지만,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나섰습니다.”

2006년 실종된 전북대 수의대생 이윤희(당시 29세)씨의 부모 이동세(87) 할아버지와 송화자(84) 할머니는 지난 4월 전북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막내딸이 사라진 지 18년이 되고, (부모가) 할 만큼하고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포기하는 것이 옳으냐”면서 “초동수사를 망친 경찰이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수사는 뒷전이고, 정부공개 청구나 거부하는 것이 그들이 해야 할 일인가”라고 한탄했다.

사건은 2006년 6월 6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윤희씨는 이날 오전 2시 30분쯤 귀가한 이후 사라졌다. 본과 4학년이던 그는 전날 기말시험이 끝난 오후부터 전북대 인근인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 음식점에서 교수, 학과 동료 40여명과 종강 모임을 가졌다. 1차로 삼겹살과 함께 저녁을 먹고 맥줏집에서 있은 2차에 참석한 뒤 귀가했다. 윤희씨가 사는 원룸은 맥줏집에서 1.5㎞ 정도 떨어진 덕진구 금암동에 있었다.

결석 한 번 안 하던 윤희씨가 이틀째 학교에 나오지 않자 A군과 B양 등 같은 과 친구 4명은 8일 그의 원룸으로 찾아갔다. 인기척은 없고, 강아지 소리만 들렸다. B양은 윤희씨 둘째 언니에게 연락해 원룸 개방을 허락받고 출동한 경찰, 소방관들과 함께 강제로 도어록을 부순 뒤 문을 열었다. B양 등 친구 2명은 출동 경찰관이 근무하는 지구대로 가서 가출발생 보고서를 작성했다. 그 사이 A군 등 2명은 윤희씨 부모의 방문을 앞두고 경찰 허락을 받아 원룸을 깨끗이 청소했다. 당시 방 안에 윤희씨가 키우던 애완견 한 마리가 있었고, 몹시 어질러져 있었다. 경찰이 청소를 제지하지 않아 ‘사건 현장 보존의 원칙’이 깨지면서 범죄일 경우 매우 중요한 증거, 즉 외부인의 지문이나 유전자(DNA)도 함께 청소되고 말았다.

이화여대 통계학과·미술을 복수전공한 뒤 2003년 전북대 수의대 본과 1학년에 편입학해 한 학기만 지나면 졸업하는 딸이 행방불명되자 윤희씨 가족은 한걸음에 달려왔다. 부모는 강원 철원에서, 둘째 언니는 경기 남양주를 떠나 8일 오후 6시 40분 전후로 원룸에 도착했다.



실종 전 딸 ‘성추행’ ‘112’ 검색
경찰 넘긴 뒤 컴퓨터 기록 삭제돼
‘직원 실수’ ‘안 했다’ 해명 오락가락
언니는 동생의 컴퓨터를 켰다. 6일 오전 2시 59분부터 3시 1분까지 3분 동안 사용한 흔적이 있었다. 윤희씨가 귀가한 뒤 20분이 채 안 되는 시각이다. 인터넷에 ‘성추행’과 ‘112’를 검색한 기록이 있었다. 그 기록이 윤희씨의 마지막 흔적이었다. 컴퓨터는 오전 4시 21분에 꺼졌다.

가족들은 ‘단순 가출’이 아님을 직감하고 같은달 13일 윤희씨 컴퓨터를 경찰에 제출했다. 수사는 덕진경찰서에서 전북경찰청 사이버수사대로 넘어갔다. 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같은달 26일 “컴퓨터에서 6월 4일 오후 10시 45분부터 8일 오후 3시 4분까지 기록이 모두 삭제됐다”고 밝혔다. 윤희씨 아버지 동세씨는 “윤희의 언니가 발견한 ‘성추행’ ‘112’ 검색기록마저 삭제됐다”면서 “2020년 1월 항의 방문한 우리 가족에게 경찰청 당시 담당 경찰관이 ‘직원들이 실수한 거 같다’고 구두 사과만 했다”고 말했다.경찰은 실종 직후 대대적인 수색을 벌였다. 전북대 인근 건지산과 하천, 만화방, 찜질방, 피시방 등을 뒤졌으나 윤희씨의 흔적을 찾아내지 못했다. 제보도 많았으나 모두 신빙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족들은 당시 같은 학과 A군을 유력한 범죄 용의자로 지목했다. 그는 종강 모임 후 윤희씨를 집에 데려다준 인물이다. 경찰은 A군을 집중 조사했지만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 거짓말 탐지기 조사도 ‘진실’ 판정이 나왔다. 교수 등도 용의선상에 올랐으나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수사는 제자리걸음이었다.

실종 3일 전 오토바이 날치기당한 윤희씨의 휴대전화 최종 신호 지점도 전북대 안이었지만 경찰은 용의자를 특정하는 데 실패했다. 아버지 동세씨는 “날치기당한지 6일 만인 6월 9일 누군가 윤희 휴대전화로 발신한 내역이 있는데 경찰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윤희가 휴대전화를 날치기당해 컴퓨터로 외부와 소통했는데 3일부터 언니가 컴퓨터를 켠 8일까지 모든 자료가 삭제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81/0003481562?ntype=RANKING

목록 스크랩 (0)
댓글 31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아로마티카] 환절기 휑~해 보이는 정수리가 고민이라면?! 뿌리부터 튼튼하게 만들어주는 영양 헤어 토닉 <로즈마리 루트 인핸서> 체험 이벤트 519 09.20 25,470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2,676,042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6,352,963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4,226,746
공지 ◤성별 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차📢단📢] 16.05.21 25,544,601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51 21.08.23 4,701,535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30 20.09.29 3,718,213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40 20.05.17 4,263,201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77 20.04.30 4,774,680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18번 특정 모 커뮤니티 출처 자극적인 주작(어그로)글 무통보 삭제] 1236 18.08.31 9,414,367
모든 공지 확인하기()
2505963 이슈 수컷 꿩이 암컷 꿩에게 구애하는 방법 20:41 4
2505962 이슈 극리얼리티였던 조선시대 초상화 모음 20:41 1
2505961 유머 백종원 근데 이건 좀 논란있을듯 1 20:40 307
2505960 이슈 그만둔 매니저들도 찾아온다는...jpg 1 20:40 448
2505959 기사/뉴스 유재석, 주우재 띄워주기 “변우석과 있어도 될 듯”(놀뭐) 20:40 83
2505958 이슈 주식 투자자 상위 21% 안에 드는 방법.jpg 4 20:39 234
2505957 이슈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간단한 거북목 교정 운동법 20:39 119
2505956 이슈 데이식스 콘서트에 오늘도 등장하신 그분 (not 🦍) 2 20:38 522
2505955 이슈 복수는 나의것 신하균 1 20:38 189
2505954 이슈 2005년 일본을 휩쓸었던 여자 솔로 가수 노래... 20:37 216
2505953 이슈 누가 봐도 주현영 고양이인 주현영 고양이 4 20:37 716
2505952 이슈 @이 노래 ㅈㄴ웃긴게 뭐냐면 우현이 부르면 인피니트 노래고 양요섭이 부르면 갑자기 비스트 노래같고 니엘이 부르니까 ㅈㄴ틴탑이고 조권이 부르니까 걍 2AM임.twt 12 20:35 773
2505951 이슈 작붕 원탑이다 못해 팬들이 애니가 없다고 주장하는 만화 21 20:34 1,097
2505950 이슈 고민시 인스타 업뎃 (ft. 앞머리) 11 20:33 1,255
2505949 유머 바이든 각하! 최근 러시아 제국에 큰 폭발 공격이 있었다고 합니다! 2 20:33 420
2505948 이슈 러시아 엄마의 문 열고 닫는 놀이하는 아이 안전 교육 4 20:32 758
2505947 기사/뉴스 日 싱어송라이터 후지이 카제, 고척돔 전석 매진 기록 26 20:32 893
2505946 이슈 바다 초기 창법으로 녹음된 S.E.S. 꿈을모아서 일본 원곡 17 20:31 532
2505945 이슈 오늘 혜화역 시위에 왔었던 디씨 남성유저 42 20:31 2,803
2505944 기사/뉴스 [오수경의 TVIEW] '손해 보기 싫어서' 2 20:29 1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