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방구석 1열을 책임질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의 뜨거운 경쟁이 펼쳐졌다. 역시 1위는 국내 최강자인 넷플릭스가 거머쥐었지만, 2위 그룹과의 격차는 전년 대비 좁혀졌다. 연휴 기간 새롭게 공개된 콘텐츠의 파괴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또 전체 OTT에 대한 관심도 줄었다고 분석했다.
19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추석연휴 초반 나흘(9월 13~16일) 넷플릭스의 하루 평균 시청시간은 284만시간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티빙은 일 평균 195만시간의 시청을 기록했고, 웨이브는 142만시간, 이어 쿠팡플레이(62만시간), 디즈니플러스(19만시간) 순이었다.
추석연휴 OTT 정주행의 최종 승자는 '부동의 1위' 넷플릭스였지만, 2위그룹과의 격차는 확연히 줄었다. 작년 추석연휴(9월 28일~10월 3일) OTT의 하루 평균 이용 시간 1위는 역시 넷플릭스(348만시간)였지만, 1년 만에 시청 시간이 18.4%(64만시간)가량 빠졌다.
반면 티빙은 34.5%(50만시간) 증가했고, 웨이브도 소폭(8만시간, 5.9%) 증가했다.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 논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둘의 올해 추석연휴 일 시청시간(337만) 합계는 넷플릭스를 넘어섰다. 쿠팡플레이는 전년 대비 4만시간(6%) 가량 시청시간이 줄었고, 디즈니플러스는 75%(57만시간) 감소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넷플릭스의 시청 시간이 감소한 이유로는 콘텐츠 경쟁력이 꼽힌다. 넷플릭스가 올해 추석연휴에 앞세운 한국 콘텐츠는 김우빈 주연의 영화 '무도실무관', 예능 '흑백요리사'였다. 상영시간 2시간 남짓의 영화로는 많은 시청 시간을 점유하기 어렵고, 흑백요리사는 연휴 막바지인 지난 17일 공개, 아직 시청시간 집계에 포함되지 않았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추석연휴에는 김남길 주연의 '도적: 칼의 소리'를 공개했는데, '대박'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9부작 드라마로 시청시간을 늘리기에는 효과적이었다는 평가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제작비 상승 흐름에 넷플릭스마저 부담을 느끼고 있고, 영화보다는 상영시간이 긴 드라마가 훨씬 더 많은 제작비가 투입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티빙은 지난달 19일 파트1을 공개했던 드라마 '우씨왕후'의 파트2를 추석 연휴를 앞둔 이달 12일 공개했다. 여기에 연휴 기간에도 이어진 프로야구 중계 등에 힘입어 시청시간의 반등을 이뤘다는 평가다. 웨이브는 지난 13일 공개한 예능 '여왕벌 게임' 등으로 시청자의 이목을 끌었다. 쿠팡플레이는 별다른 오리지널 콘텐츠가 없었고, 디즈니플러스는 '무빙'의 흥행이 이어졌던 작년 대비 흥행이 저조했다.
한편 OTT를 찾아 방구석 1열을 지킨 전체 시청자 규모는 작년보다 줄어들었다. 전체 OTT의 일 평균 시청시간 합계는 작년 769만시간에서 올해 702만시간으로 8.7%(67만시간) 감소했다. 작년(6일, 임시공휴일 포함)과 올해(5일) 모두 추석연휴 길이는 비슷했던 만큼, 다른 여가활동 등 외부 변수보다는 올해 추석에 공개된 콘텐츠 자체의 파급력이 감소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변휘 기자 (hynew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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