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집에만 돌아가면 다시 아프지?’
지난해 7월경 서울대 동물병원으로 의뢰된 4년령 암컷 포메라니안 환자 ‘토토(가명)’는 특이한 양상을 보였다. 서울대로 오기 전 지역병원에서부터 용혈성 빈혈로 수혈 치료를 받았는데, 병원에서 회복됐다가도 집으로만 돌아가면 다시 문제가 재발하기를 수차례 반복했다.
서울대 동물병원 유민옥 임상교수팀은 산화적 독성으로 인한 용혈성 빈혈을 치료하면서도 원인을 찾는데 애를 먹었다. 빈혈에서 회복되면 병원에선 멀쩡했는데, 퇴원하기만 하면 문제가 재발했다. 유 교수가 직접 자신의 집에 데려가 보기까지 했다.
그렇게 토토가 10번째 입원을 마치던 날, 서울대 진료진은 보호자의 동의를 받아 가정 방문까지 진행했다. 의심되는 독성물질을 찾기 위해 가스분석기까지 빌려갔다. 보호자의 집에서는 방향제, 향수, 스프레이 등 수많은 향기 제품(fragrance products)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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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 제품 사용 중단을 권고한 후 토토는 곧장 병원에 돌아오지 않았다. 무소식이 희소식인 상태를 이어갔다.
하지만 5개월여가 지나 진료진은 ‘다시 갈색 구토가 재발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제서야 보호자는 향기 제품 사용을 모두 중단하라는 권고를 받았음에도 사실은 헤어스프레이 1종(D제품), 향수 2종(L제품, G제품)만 사용을 중지했다고 털어놨다. 이중 헤어스프레이 D제품을 다시 쓰자마자 토토의 증상이 재발했다는 것이다.
유 교수는 “해당 헤어스프레이 D제품을 다시 노출시켜 용혈성 빈혈이 재발하는지까지 확인해야 원인을 확정할 수 있지만, 윤리적 측면을 고려해 시도하지 않았다. 보호자도 다시 내원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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