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들에게 ‘주량이 어떻게 되나요?’라고 물어보면 대부분 소주를 기준으로 대답을 하게 된다. ‘저는 소주 몇 병 정도 합니다.’라는 대답은 사적이든 업무 때문에든 상대방과 만나는 자리에서 나오는 인사말 중 하나가 되어 버렸을 정도다. 질문에 반사적으로 대답하던 주량은 진짜 주량이 맞을까? 오늘은 해우소 한의원 김준명원장과 함께 주량에 대해 알아본다.
‘주량’이라고 하면 대한민국에서 법적으로 음주를 해도 되는 나이의 사람들은 ‘술 먹고 취하는 양’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술을 마시고 취하는 것도 그 강도가 다르다. 시쳇말로 ‘꼬장’을 부리는 사람들은 ‘주량(酒量)’이 아니라 ‘주량(酒凉)’으로 설명해야 한다. 술 먹는 양이 아니라 ‘술 먹고 슬퍼지는’ 것이 더 어울린다.
자신에게 맞는 적정 주량은 바로 어느 정도 술을 마신 후 약간 ‘알딸딸’한 정도가 진정한 의미의 주량이라 할 수 있다. 이 정도 마시고 나면 다음날 숙취 때문에 고생하는 일도 없어지고, 가볍고 개운한 몸으로 일어나 일상생활을 하는데 지장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술 마신 후 다음날 찾아오는 숙취는 주량에 따라 다르다는 말은 옳지 않다고 봐야 한다. 만약 정확한 주량, 즉 술자리에서 ‘알딸딸’한 정도를 마시고 집으로 귀가하면 다음날 숙취는 찾아오지 않는다.
숙취는 자신이 간을 혹사시켜 생기는 증상으로 보면 된다. 침묵의 장기로 불리는 간은 어지간해서 별로 아프다는 기색 없이 자신의 임무를 묵묵히 수행한다. 대신 간에 큰 무리를 끼치는 음주가 잦으면 숙취라는 증상을 나타내 자신의 상태를 주인에게 알린다.
잦은 음주로 인한 숙취가 있다면 일단 그 순간부터 양을 줄이는 것이 급선무다. 이와 함께 전문의를 찾아 자신의 간 건강을 챙겨봐야 한다. 간 건강은 한번 잃으면 다시 찾을 수 없다.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 세월처럼 간 건강 역시 두 번 다시 찾기 힘든 존재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