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계량기 고장으로 난방비 '0원'이 나온 아파트가 2만 1천여 가구인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난방비가 부과되지 않도록 고의로 계량기를 훼손한 사례는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난방비 0원 가구 중 실제 난방을 사용하지 않은 곳은 12만 2천 986가구로 가장 많은 69.3%를 차지했고, 빈집은 3만 1천 706가구(17.9%), 장기간 집을 비운 곳은 5천 664가구(3.2%)였습니다.
난방비가 발생하지 않은 원인을 알 수 없어 '기타'로 분류된 가구는 5천 414가구(3.1%) 있었습니다.
문제는 사람이 살면서 난방을 했는데도 난방비가 전혀 나오지 않은 가구입니다.
계량기 고장으로 비용이 청구되지 않은 가구는 2만 1천 539가구로, 난방비 0원 가구의 12.1%였습니다.
다만 계랑기 고장 문제는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계랑기 고장으로 난방비가 부과되지 않은 가구는 2022년 조사에서 2만 6천 71가구, 지난해 조사에서 2만 7천 265가구였으나, 1년 새 5천 726가구(21%) 줄었습니다.
국토부 관계자는 "난방비 부과 현황 조사가 반복되자, 계량기 점검을 좀더 철저하게 하면서 고장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 사이 난방비가 부과되지 않도록 고의로 계량기를 훼손한 사례는 급증했습니다.
계량기를 망가뜨린 '양심 불량 가구'는 2022년 조사에서 17가구, 지난해 29가구였으나, 올해 82가구로 훌쩍 늘었습니다.
계량기를 고장 내 난방비를 내지 않은 가구는 경찰에 고발되거나, 같은 아파트 동에서 가장 많은 난방비가 부과되는 등의 조처를 받습니다.
계량기 고장으로 난방비가 부과되지 않은 가구를 지역별로 보면 경기(1만 4천 242가구)에 가장 많았는데, 전체 계량기 고장 가구의 66.1%를 차지합니다.
경기 다음으로 서울(2천 371가구), 인천(1천 665가구)이 뒤를 이었습니다.
계량기 고의 훼손의 경우 전체 82건 중 72건이 경기에서 발생했습니다.
조수연 기자
https://v.daum.net/v/202409200745507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