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파크에서 아이폰16 시리즈를 발표했다. 애플의 첫 AI폰이라는 점 때문에 공개 전부터 이른바 새로운 '슈퍼 사이클'을 이끌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막상 공개 직후 시장 분위기는 냉담하다. 실질적인 AI 기능을 당장 사용할 수 없어서다.
◆ AI폰인데 AI가 없다
이번 신작의 외관상 변화는 크지 않다. 기기 옆쪽에 버튼 모양의 '카메라 컨트롤'이 새롭게 장착됐는데, 버튼만 누르면 카메라를 실행할 수 있는 식이다. '시각 지능'이 지원돼 사진만 촬영하면 지나가던 식당의 영업시간이나 후기 등을 간편하게 검색할 수 있다. 눈길을 끄는 건 단연 AI 기능이다.
전화 앱에서 통화 중 녹음을 시작하면 자동으로 통화 당사자들에게 녹음 중임을 알리고 통화가 종료되면 애플 인텔리전스가 핵심 내용을 요약한다. 언제 어디서 찍었는지 기억나지 않는 사진을 찾을 때 특징을 입력하면 사진을 찾아주기도 한다. 인공지능 비서 '시리'는 오픈AI의 챗GPT와 협업을 통해 향상된 기능을 갖춘다.
◆ 애플과 삼성의 '시차'
사실상 애플의 AI 전략은 시차를 두고 진행된다. AI를 위한 스마트폰을 먼저 공개한 이후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순차 애플 인텔리전스를 사용하게 되는 식이다. 애플은 내달 미국부터 애플 인텔리전스 베타 버전을 지원한 뒤, 내년부터 프랑스·중국·일본어·스페인어 등으로 확대 등 지원 언어를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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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제공하는 것과 달리 삼성은 같은 시기 세 번째 AI폰을 내놓을 전망이다. 삼성의 시차는 곧 AI폰 격차 벌리기인 셈이다.
삼성은 올해 초 첫 AI폰인 갤럭시 S24 시리즈를 선보인 데 이어, 지난 7월 AI폴더블폰인 갤럭시 Z폴드·플립6를 출시했다. 내년 초에는 S25 시리즈를 공개할 예정이다.
아울러 삼성은 대중성 확보에 집중한다. 연초 갤럭시 AI 탑재 기기를 연내 1억대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2억대로 상향한 삼성전자는 플래그십 제품뿐 아니라 보급형 라인에도 AI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갤럭시 A시리즈 일부 모델을 비롯해 갤럭시 퀸텀5에 갤럭시 AI의 대표 기능인 서클 투 서치를 지원하고, 출시한지 만 2년이 넘은 플래그십 모델까지 OS 업데이트로 해당 기능을 지원한다. 반면 애플 인텔리전스는 아이폰16 시리즈를 비롯해 아이폰15 프로 이후 모델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고급화에 방점을 찍은 AI 전략이다.
애플이 첫 AI폰을 내놨지만, 실질적인 AI 지원에 차질이 생기면서 당분간 삼성의 AI폰 선점 효과는 지속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애플의 올해 총매출이 처음으로 4000억달러를 돌파하겠지만 AI(인공지능) 기능인 애플 인텔리전스는 전체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현재로서는 애플 인텔리전스를 통해 제공되는 대부분의 사용 사례가 기기를 일찍 업그레이드하도록 유도할 만큼 매력적이지 않아, 아이폰 매출에는 단계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https://n.news.naver.com/article/138/0002182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