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디즈니사의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디즈니플러스’ 국내 구독자가 1년 만에 반 토막 수준까지 떨어지며 입지를 위협받고 있다. 글로벌 구독자도 팬데믹 시절 고점을 기록한 뒤 1000만명 이상 증발하며 내리막길이다. 디즈니플러스는 고육지책으로 한국 등에서의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반값 요금제’까지 선보이며 반등을 꾀하는 모양새다.
19일 시장분석업체 모바일인덱스 분석에 따르면 디즈니플러스는 지난달 말 기준 월간 활성 이용자(MAU) 285만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434만명)과 비교하면 1년도 안 돼 성적이 반 토막 난 셈이다.
디즈니플러스의 구독자 감소 추세는 세계 시장에서도 확인된다. 2019년 첫 출시 이후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몸집을 키웠지만, 이때 정점을 찍은 뒤 구독자가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다.
2022년 4분기 1억6420만명에 달했던 구독자 수는 지난해 3분기 1억4610만명까지 1800만명 이상 감소했다. 올 3분기 예상치는 1억5380만명으로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2022년에 비하면 1000만명 이상 구독자를 잃을 것으로 보인다.
경쟁사인 넷플릭스도 한국 MAU가 1300만명대에서 1100만명대로 감소하는 등 타격이 있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얘기가 다르다. 넷플릭스는 2013년부터 2022년 1분기까지 단 한 번도 구독자 수가 감소하지 않았다. 2022년에는 두 분기가량 제자리걸음을 했지만 이후 다시 구독자가 급증해 올해 2분기 사상 최고치인 2억7765만명을 기록했다.
디즈니플러스가 유독 한국에서 추락 속도가 빠른 이유에 대해 구독자를 붙잡을 ‘킬러 콘텐츠’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있다. 넷플릭스와 경쟁하는 후발주자들 가운데 쿠팡플레이·티빙은 스포츠, 웨이브는 드라마·예능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디즈니플러스는 지난해 ‘무빙’ 종영 이후 이렇다 할 히트작이 부재한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디즈니플러스는 한국에서 ‘반값 요금제’까지 선보이며 구독자 붙잡기에 나서고 있다. 월 9900원(연 9만9000원)을 내야 시청 가능한 요금제를 40%가량 할인된 가격인 연 5만9500원에 이달 말까지 판매 중이다.
디즈니플러스는 줄어드는 구독자로 인한 수익성 감소를 상쇄하기 위한 정책도 펴고 있다. 다음 달부터는 광고가 붙는 요금제를 월 7.99달러에서 9.99달러로 올린다. 광고 없이 볼 수 있는 요금제도 월 13.99달러에서 15.99달러로 인상한다. 이달부터는 한 개의 유료 계정으로 여러 명이 영상을 시청하는 ‘계정 공유’도 적극적으로 단속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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