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도 현대차도 국내 공장 RE100 힘들다
현대차 자체 RE100 조사…국내 공장 전환속도 꼴찌
개도국보다 속도 느려…해외이탈·산업공동화 우려
공영운 전 현대차 사장 “한국은 기후빌런, 평판리스크도”
개도국보다 속도 느려…해외이탈·산업공동화 우려
공영운 전 현대차 사장 “한국은 기후빌런, 평판리스크도”
https://www.newstomato.com/ReadNews.aspx?no=1237755
E100 달성 속도 '거북이 걸음'
현대차는 전세계 11개 생산 공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한국, 미국, 중국, 체코, 슬로바키아, 인도, 브라질, 러시아, 멕시코, 터키, 인도네시아 등입니다. 현대차는 이들 공장의 RE100 전환 가능성을 시뮬레이션해봤습니다. 그 결과, 국내 공장이 전체 생산량의 50% 정도 차지하는데 RE100 전환 속도는 가장 느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개발도상국에 생산법인이 존재함에도 한국이 가장 늦다는 충격적 결과입니다. 신재생에너지 조달 시 가격 등을 종합 비교해서도 가장 늦고, 가격을 배제하고 전력공급만 비교했을 때도 꼴찌였습니다.
현대차는 국내 생산 70%를 해외 수출해야 설비 가동이 가능한 구조입니다. 70%에 미달하면 국내 공장의 풀가동이 어렵고 고용유지가 안 됩니다. 즉, RE100 달성이 힘들어 수출이 차질을 겪고 고용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현대차의 협력사들도 유럽의 탄소국경세 등을 고려해 RE100 전환해야 합니다. 현대차의 1차 협력사가 450개, 2차 2000여개, 3차가 7000여개를 넘습니다. 이들 협력사 서플라이체인 모두 현대차와 같은 처지에 놓여 있어 문제가 심각합니다.
공 전 사장은 “최근 평판리스크가 증대되는 조짐도 있다”며 “한국이 워낙 신재생에너지 비율이 낮은 게 국제적 논의 대상에 오르고 있다. 제조업이 강한데 RE100은 극도로 낮다는 게 국제적 문제가 되고 있다. 이른바 한국은 ‘기후빌런’이란 이야기가 자꾸 나와 차후 평판리스크가 되고 투자 유치에도 장애가 생길 수 있는 상황”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풍력·태양광 벨트 만들자”
더불어민주당은 해안가에 풍력과 태양광 클러스터를 만들어 일자리와 RE100을 함께 해결하자는 게 당론입니다. 공 전 사장은 “신재생에너지 정책과 국토균형발전 전략을 결합시켜야 한다”며 “신재생에너지 생산이 호남, 영남 지역에 편중돼 있고 산업은 다른 데 있어 불균형한데, 신재생에너지가 풍부한 곳에 산업을 유치해 국토균형발전 전략으로 활용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러면서 “(RE100 때문에)앞으로 기업이 해외로 도망 갈 가능성이 많다. 신재생에너지가 풍부한 곳에 기업이 찾아가게 돼 있다”며 “에너지 생산지와 소비지가 다르면 송배전에 엄청난 투자를 해야 한다. 태양광, 풍력 투자보다 송배전망 건설에 돈이 더 많이 든다. 생산, 소비를 가깝게 만들면 그리드패리티 투자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발제를 맡은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PLAN 1.5 공동대표이사)도 “국내 기업이 경쟁기업들보다 재생에너지 사용 여건이 용이치 않아 뒤처지고 있다”며 “세계 평균 RE100 이행률이 50%인데 우리 RE100 가입 기업들은 12% 수준에 그친다. 글로벌 전체 사업장을 합친 숫자이고, 국내만 보면 9%에 불과하다”고 짚었습니다. 반도체 산업의 경우 미국과 유럽의 주요 반도체 기업은 2030년(미국 인텔, 독일 인피니온, 스위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RE100 달성을 선언했습니다. 대결이 심한 대만 TSMC도 삼성전자(2050년)보다 빠른 2040년으로 잡았습니다.
RE100은 미래 무역장벽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해야 한다는 것으로, 재생에너지 비중이 8∼9%에 불과한 국내에선 도달하기 쉽지 않은 목표다. 정부가 재생에너지 공급에 적극 나서지 않으면 앞으로 아르이100을 맞추지 못해 수출 길이 막히거나, 재생에너지 공급이 원활한 국외로 공장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https://www.hani.co.kr/arti/economy/marketing/110093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