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베테랑2’ 류승완 감독은 왜 ‘상업영화 감독’이란 말에 발끈했을까 [인터뷰]
3,668 34
2024.09.18 09:55
3,668 34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류승완 감독이 상업영화와 대중영화를 나눴다. 그러면서 본인을 상업영화 감독이라고 표현하는 것을 지양한다고 했다. 영화 ‘베테랑’ ‘밀수’ ‘모가디슈’ ‘부당거래’ 등 수많은 상업영화를 성공시킨 류승완 감독은 왜 상업영화 감독이란 말에 발끈한 걸까. 

앞서 류승완 감독은 영화 ‘베테랑2’(감독 류승완) 개봉 전 진행된 언론배급시사회에서 상업영화라는 표현을 지양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의 목표는 박스오피스 성적이 아니라 영화를 보러 온 관객의 마음을 사는 것이라고 했다. 

해당 발언을 두고 의문이 들었다. 류승완 감독의 말이 언뜻 수백억 원이 넘는 제작비로 영화를 만들면서 그에 대한 책임은 부족해 보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이야기는 인터뷰에서 보다 깊이 있게 오갔다. 

인터뷰에서 류승완 감독에게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된 상업영화를 만드는 감독으로서 해당 발언은 조금 부적절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을 했다. 질문을 받은 류승완 감독은 ‘상업영화’라는 표현에 “저는 제가 상업영화를 만든다고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발끈하는 모습을 보였다. 

류승완 감독의 말은 이거다. 자신의 대상은 돈이 아니라 사람이기 때문에 자신의 영화는 상업영화가 아닌 대중영화라는 것이다. 자신이 영화를 만드는 목적이 돈을 벌기 위함이었으면 ‘베테랑2’를 예로 들면 강력범죄수사대 세트 하나 지어놓고 서도철과 팀원들의 소동을 담아내기만 해도 됐을 거란다. 

돈이 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에 ‘베테랑2’가 나오기까지 9년이라는 시간 동안 어떻게 하면 대중과 영화로 소통할 수 있을지 치열하게 고민했고, 대중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화려한 스턴트 장면과 많은 사람들이 동원되는 몹 신을 넣어 연출에 힘을 쓴 것이다. 

그러면서 류승완 감독은 “그럼 ‘밀수’는 어업 영화이고, ‘오펜하이머’는 공업 영화이고, ‘리틀 포레스트’는 농업 영화냐. 음악은 상업음악이라는 표현을 안 쓰지 않나”라고 했다. 류승완 감독의 말을 들으니 왜 스스로를 ‘상업영화’가 아닌 ‘대중영화’를 만드는 사람이라고 강조, 또 강조하는지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그러나 제작비에 대한 책임에 대해서는 너무나도 상업영화의 논리를 펼쳤다. 류승완 감독은 “자본에 대한 책임은 필요하다. 남의 돈으로 영화를 만들지 않나. 우리가 시나리오를 쓸 때 분량이 100페이지에서 120페이지 정도 된다. 그러면 시나리오 한 장당 1억이다. 세상 어떤 산업도 A4 100페이지 정도의 분량으로 100억의 투자를 받는 산업은 없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각본 작업을 할 때나 시나리오 검토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게 시나리오에 오타와 비문이 없는지, 띄어쓰기가 잘 돼 있는지다. 왜냐하면 종이에 적히는 활자도 통제를 못하면서 현장에서 무슨 통제를 할 수 있겠느냐”라고 했다.

이어 류승완 감독은 “저희 연출부 제작부한테 지금 당장 전철역에 가서 지나가는 사람들 지갑에서 15000원 가져올 수 있느냐고 물어보는데 못 가져올 거 아닌가. 우리는 그렇게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의 주머니에서 돈을 지불하게 하고 영화를 보여주는 사람이라고 이야기한다. 개개인의 재능이 부족할 수 있어도 자본에 대한 무게감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라고 말했다.

류승완 감독의 말인즉슨 영화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대중이 지불하는 티켓값만큼의 값어치를 하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다. 제작비에 대한 류승완 감독의 책임감에 대해 듣고 나니 되려 그가 상업영화라는 말에 왜 불쾌해했는지는 더욱 아리송했다. 자신의 후배들에게는 제작비에 대한 책임, 티켓값에 대한 무게감에 대해 즉 상업영화는 만드는 사람으로서의 책임감에 대해 강조하면서 왜 정작 본인은 상업영화 감독이라는 표현에 유독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건지 궁금하다. 

상업영화는 많은 대중을 상대로 하는 영화다. 사실 상업영화와 대중영화의 차이점은 없다. 상업영화도 대중영화도 대중이 티켓값을 지불하고 보는 모든 영화를 통칭한다. 대중을 상대로 하는 것 자체가 상업영화의 출발점이다. 그래서 상업영화의 성공 기준을 관객수를 보는 것이다. 관객수가 많이 들었다는 것 자체가 많은 대중의 마음을 샀다는 것과 같은 뜻이기 때문이다. 

흔히들 신인 감독과 배우들에게 상업영화 입봉 혹은 데뷔라는 타이틀이 붙는다. 그들 스스로도 상업영화에 입봉 혹은 데뷔했다고 말한다. 류승완 감독의 논리라면 그들은 돈을 벌려고 영화를 만들고 출연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마음으로 영화인이 되기를 꿈꾸는 사람은 없다. 상업영화를 그저 돈을 벌려고 만드는 영화라고 폄하하는 건 오히려 자신이 아닌지 류승완 감독 스스로가 생각해 봐야 할 터다. 아니면 우리는 모르고, 류승완 감독만이 아는 상업영화와 대중영화의 차이점이 있는 걸까.

 

https://v.daum.net/v/20240918090328372

목록 스크랩 (0)
댓글 34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패션캣X더쿠🧸] 곰젤리처럼 쫀득 탱글한 리얼젤리광 <듀이 글램 틴트 2종> 체험 이벤트 285 09.18 20,903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2,642,295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6,313,486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4,180,066
공지 ◤성별 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차📢단📢] 16.05.21 25,486,909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51 21.08.23 4,685,895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30 20.09.29 3,697,974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38 20.05.17 4,246,884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77 20.04.30 4,761,356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18번 특정 모 커뮤니티 출처 자극적인 주작(어그로)글 무통보 삭제] 1236 18.08.31 9,403,737
모든 공지 확인하기()
2503539 이슈 저승에서 온 편지.jpg 18:15 5
2503538 유머 오레가비투비다 18:15 25
2503537 이슈 우리회사 구내식당 영양사분 귀여워.jpg 2 18:15 323
2503536 이슈 이제는 일반명사화가 된 브랜드들 4 18:14 344
2503535 정보 지하주차장으로 순살 아파트인지 확인하는 방법 1 18:14 310
2503534 정보 데뷔 15주년 기념 하이라이트 콘서트 영화 티저 포스터 3 18:14 100
2503533 이슈 오늘 공개된 젭티 신규 남돌 서바 티저 1 18:14 129
2503532 이슈 다소 충격적인 박재범 미국 본가 침실 인테리어.......... 4 18:13 579
2503531 유머 빨리빨리를 일본어로 한다면? 18:13 166
2503530 이슈 인스타 감성 카페 DM 레전드 1 18:13 329
2503529 이슈 메가박스, 해태제과 협업해 '오사쯔맛 팝콘' 출시 18:13 146
2503528 이슈 아이돌이 먹던 수저포크를 요구한다는 사생들...jpg 18:13 243
2503527 기사/뉴스 서울지하철 4호선 노원역~창동역 하행 구간 전동차 고장…"정차 상태서 조치 중" 1 18:12 112
2503526 기사/뉴스 김선아 "'김삼순' 찍을 때 행복, 얼굴 부으면 부을수록 감독님이 좋아해" (문특) 1 18:12 228
2503525 이슈 훅백요리사 예고편에서 센 발언의 주인공 ㄷㄷ (스포) 3 18:12 350
2503524 이슈 주문하면 욕먹지만 의외로 잘먹는 안주 원탑.jpg 2 18:12 317
2503523 이슈 있지(ITZY) 류진 "There Is a Light That Never Goes Out" (by. The Smiths) #COVER_IT 18:12 53
2503522 이슈 연예인들 결혼식 웨딩드레스 사진.jpg 2 18:12 429
2503521 기사/뉴스 미야오, 괴물 신인 입증…유튜브 韓 차트 1위 2 18:11 98
2503520 유머 무한도전 할마에를 이을 욕쟁이 발레뉴욕 발레 𝒃𝒊𝒕𝒄𝒉 18:11 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