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펑크 장르에 관심이 없으면 대체로 이런 화풍의 일러스트들을 보면 H.R. 기거부터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 이 작품들은 기거의 작품이 아님
이 그림들은 즈지스와프 벡신스키 (1929 - 2005) 가 그린 작품들임
사람들은 벡신스키의 장르를 초현실주의 화풍으로 정의하지만 정작 벡신스키는 자기의 화풍을 고딕 & 바로크로 정의했음
??? : 고…딕?
벡신스키 : 제 작품은 틀림없는 고딕 & 바로크 회화입니다!
??? : 강렬한 명암 대비를 볼 때 바로크는 그러려니 하겠지만 고딕이요?
벡신스키 : ㅎㅎ 왜 못 믿으세용… 제 작품은 고딕요소가 얼마나 많은뎅…
평면적인 화면구성 (1점 투시), 템페라를 쓴 듯 맑고 화사한 색감, 기독교적 모티프에 어딘지 모를 기괴함까지 이정도면 완전 고딕 아닌가요?
아기예수 : 인정하는 바 입니다
아무튼 자칭 고딕&바로크 화풍을 추구하는 벡신스키는 기거와 더불어 많은 바이오 펑크 작품들에 영향을 주고 있는데, 그럼 기거와 벡신스키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대체로 차가운 메탈릭한 재질표현, ✌️생체 + 기계(파이프 류)✌️ <-제일 큰 포인트, 대체로 일러스트에 가까운 페인팅 테크닉, 남성기와 여성기 모티프에 대한 집착 = 기거
(에일리언의 머리는 남성기를 모티프로 디자인 되었고, 에일리언 유충 단계인 페이스 허거는 여성기를 모티프로 디자인 되었음)
좀 더 회화적인 표현기법, 위에서 말한 고딕 풍 색체감, 바로크적 웅장한 표현, 기계적 요소 없이 사물을 뒤덮은 생체조직 등 좀 더 바이오에 집중 된 묘사 = 벡신스키
이러한 차이점을 들 수 있겠다… 즉, 황사낀 듯한 누리끼리 + 붉은모래 폭풍 같은 색감에 기괴한 생체조직이 뒤덮힌 건물 혹은 구조체가 등장하면 일단 벡신스키로보면 된다 이말이야
비슷한 화풍을 가졌는데 왜 벡신스키보다 기거가 더 대중들에게 유명할까요?
그것은 바로… 기거가 전세계적인 IP 인 에일리언의 디자인에 참여하면서 회화에 관심없는 대중들에게 기거의 작품들이 더 익숙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기거의 회화들이 좀 더 일러스트에 가깝고 디자인적 요소(메탈과 기계장치)들이 명확해서 상업 작품에 디자인 모티프로 더 쉽게 적용할 수 있다는 점도 소소한 요소로 꼽을 수 있겠네
아무래도 벡신스키의 화풍은 기거에 비해 좀 더 회화에 가깝고, 추상적인 표현들도 많은데다 생체조직만으로는 영상매체에서 쉽게 개성을 드러내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니까
회화로 볼 때는 독창적이고 매력적인 모티프이긴 하지만 실사로 구현했을때는 그냥 징그러운 생체조직일 뿐 특유의 그 웅장함과 압도되는 듯한 분위기를 구현하기 어려운게 사실이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벡신스키의 화풍에 영향을 받은 작가들은 꽤 많음 그 중 제일 대중적이고 유명한 작가를 꼽는다면…
바로 베르세르크의 미우라 켄타로를 꼽을 수 있겠네 (이외에도 이토 준지도 어느정도 영향을 받았기도 하고…)
최근에는 CG 의 발전으로 게임에 벡신스키의 화풍이 많이 차용되는 추세인데, 아직 제작중이긴 하지만 네크로포시스라는 호러 게임도 기거보다는 벡신스키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았음
요즘 게임 아트 트렌드가 회화적 표현을 구현하는 추세기도하고 기거하면 에일리언이 바로 떠오를만큼 너무 강력하고 유명한 ip 가 있다보니, 기거의 화풍이 식상해지기도 한 만큼 그 대안으로 벡신스키의 작품에서 보여지는 디자인 요소들을 차용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그럼 이제 비슷한듯 다른 두 작가의 차이점을 확실히 알겠지?
어… 마무리 어떡하지? 그 첨부한 자료들이 좀 징그러웠다면 미안합니다… 문제시 원덬 악몽꿀 예정이니까 좀 봐줘 그럼 진짜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