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취업문이 더 좁아졌다.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은준생(은행 취업준비생)'의 추석도 더 바빠졌다. 조금이라도 기회를 더 잡기 위해 귀성길은 접어두고 필기·면접 공부부터 스터디 카페 오픈런까지 시간을 쪼갠다.
통상 매년 추석 연휴를 전후로 여러 금융기관과 은행들이 하반기 취업 공고를 내기 때문이다. '금준생(금융권 취업 준비생)'과 '은준생'들은 이 시기가 '취업 대목'이다. 필기시험을 대비해 NCS(국가직무능력표준) 공부는 기본이고 면접을 위해 은행별 특징을 암기하는 데 여념이 없다. 새 상품이 나오면 약관도 읽어봐야 한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은행권의 채용 규모가 매년 줄어드는 게 '은준생'의 공통된 고민이다.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심리적 압박도 은준생들이 고향길을 참는 이유다.
실제 올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신입 행원 채용 규모는 1270명으로 지난해(1880명)보다 610명(32.3%) 감소했다. 4개 은행 모두 100명 이상 규모를 줄인 가운데 아예 반토막 난 곳도 있었다.
은행권 채용 규모가 줄어든 것은 금융의 디지털·비대면화가 가속화되면서 점포 수가 급격히 줄어든 영향이 크다. 일부 은행 업무는 이미 STM(고기능 무인자동화기기)이 대체하기 시작했고 향후에는 AI(인공지능) 활용까지 가능해질 전망이다. 여기에 희망퇴직자까지 감소했다. 올해 초 4대 은행의 희망퇴직자 수는 총 1496명으로 전년 1729명 대비 13% 감소했다.
채용문은 좁아졌지만 금융권 채용을 희망하는 취준생들은 끝없이 문을 두드린다. 지난달 21일부터 이틀간 열린 금융권 공동 채용 박람회에는 금융권 취업을 원하는 청년 구직자들이 북새통을 이뤘다.
금융권 관계자는 "IT와 개발자 쪽을 수시채용하다 보니 공채 일반직군의 규모는 계속 줄어드는 상황"이라며 "은행 자체적으로 취업 장려 프로그램이나 인턴십 기회를 확대해서 청년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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